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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다

18

by 세준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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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했던


사람이 잊힐 때 즈음이


가장 무서운 거라고,


그리고 그만큼 무서운 건


내가 그렇게 힘들게 잊은 것들이


어느 순간 단 하나의 소재로 인하여


한꺼번에 밀려오는 밤이라는 걸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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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했던


선택이 끝내 고개를 숙일 때 즈음이


가장 무책임함을 느낄 때라고,


그리고 얼마큼 소중한 계획이었는지


어느 순간 단 하나의 실수로 인하여


한꺼번에 사라져버릴 거라는 걸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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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안의


물고기들의 노력과

헤엄칠 때의 수고를


가장 작은 것들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나를 무섭게 노려보고

있을 거라는 걸


그리고 얼토당토않은 설마설마하는


소문과 이야기들이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소름이 돋을 것만 같은 말들은

전부 사실이라는 걸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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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했던

아버지의 어깨의 무게가

느껴질 때쯤


나도 아버지가 될 거라는 걸


와 닿았을 땐 이제 더 이상

그에게 닿지 못할 거란 걸

매 순간 그리워하며

울고 보채는 순간은

떠나보낸 다음 일 거라는 걸

나의 모든 생각과

글을 써내려 가는 방향이

말해주고 있다는 걸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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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중했던


모든 것들을 버릴 시기가 올 때쯤

나는 나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다는 걸


오늘의 글은 내일의

글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오늘의 생각은 내일의

후회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이


전해지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세상 어디어느곳에나

사람들이 무심하게 흘리고 간


영감 에너지들이

내가 슬퍼하거나

즐거워할 때 나를 위로하며


나의 발가락 끝을

통해


무릎을 타고 심장을 지나


나의 머릿속까지 도착하는 데는


단 5초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


대체로 긴 글은

생각하지 않고 쓴다는 것







저는 글을 쓸 때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읽어주시며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려요

항상 작업시간은 30분 이내입니다

그저, 나누고 싶었어요

제가 일주일 동안
느낀 것들의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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