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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24

엉켜 버린 것들을 다시 풀고 이쁘게 매듭지고 싶다는 바람

by 세준
출처 : 네이버 웹툰 진눈깨비소년





뒤엉킨 끈을 풀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왔네

이렇게나 빨리 지나가다니

조금은 익숙해졌나 봐

복잡한 문제들을 생각하고

문제들을 마주하는 것이

이제 더 이상 어색하지 않네

바보같이 할 수 없는 것들만 붙잡고 있었네

그래서 내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적성에 맞고

긴 시간 동안 잘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할 때를

기다리고 기다리니 드디어 찾아왔어

.

.

.



당신의 얼굴을

생각할 시간이 다가왔네

우리만의 이야기를 되새기는 시간이 왔네

바라볼 수 없어도 바라볼 수 있는 시간

당장 뭐라도 이루어지지 않아도 괜찮아요

당당하게 좋아한다 말하고

기다리는 거니까

당신을 위해서 이 정도쯤은

당연시 여겨야 하는 일이니

당이 부족하면 사탕을 먹는 것처럼

사랑이 부족하면 당신에게 전화를 걸죠

그로 인해 무슨 잘못 할 일이

생긴다고 해도

난 괜찮아요.

.

.

.



어차피 다시 묶을 끈을

푸는 건 왜인지

그 이유를 다시금 되뇌어 보았어요

이미 소화가 되기의

충분한 생각들과 고민이었지만

마음이 마음이 괜스레 불편하고

편식을 하는 아이처럼

뭔가 잘못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다시 제대로 된 말 한마디 사랑한단 말 한마디를 하고 싶었어요

다툼이 난 후로,


.

.

.



내가 하는 일이 모두 꼬였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만은 아니었어요

꼬였기 때문에 아름다운

자국이 생길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이 작품에 대한

가치가 올라간 거니까요

누구의 잘못인지

입구가 어디였는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어차피 당신과 나는 이 어두운 동굴을 지나

밝은 햇빛과 마주할 거예요

출구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거예요

그저,


.

.

.



당신의 사정과 나의

개인적인 사정이
맞물려 생긴 결과일 뿐.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 다가온다면
그런 기회가 정말 주어진 다면
진심으로 웃을 수 있을 거야 너와 나





다시는 볼일 없을 거라도

이렇게라도
이유를 알아차리고 해결한 것이
정말 대견스러워,
눈 주위가 뜨거워지고

시큼시큼 해지네
눈물이 흐를 듯 내 마음은

뭉글뭉글해지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눈물일까 봐
난 자리를 뜰께.
고마웠어요 나의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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