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공백:25

( )

by 세준

이긴다고 좋은 건 아니다

또 운다고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난 매일을 울고 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나는 이기는 것만을 원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무언가를 취하려고 하다

어리석음의 끝인 열등감의 사로잡혀 오늘도 술을 들이킨다





비틀비틀 거리면서

걸을 정도로 취해도

나의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으려나 조금이라도 희미해지지 않으려나

보수적인 성향과 개방적인 성향이 섞여 조화로워질 때쯤

나의 스트레스는 온전히 나와 조화를 이루며

나는 그것들에게서 완벽하게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매일 어리석은 상상을 하며 매번 똑같은 생각을 한다.




내가 만일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 문제가 잘 풀렸겠지...

어쩌면 이 문제를 풀 방법은 이미 나와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문제를 이미 몇 번이나 더 풀어봤을 수도 있을 수도

모른다고 마냥 가만히 손을 놓고 있자니 불투명했던 두려움들이

각자의 유리한 위치 속의 숨어 나를 공격하기를 준비하는 것만 같아서

남아있는 힘으로 이곳에서 벗어나려 노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라는 그 망각 속에서 피어나는 후회


절망 : 절실한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

.

눈물 : 눈처럼 맑게 떨어지는 한 방울의 물

.

분노 : 일분일초도 아까운 나의 노력한 대가

.

현실과 마주하기보단













묶여버린 시점과
모든 것을 읽을 수 없는 오류 덩어리가 가득 찬
내가 존재할뿐이다


내가 일어설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도 이곳에서 멈춰있는다면

미래의 나에게 지금의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소중한 모든 게 반대로 흘러간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내가 돌릴 수 있는 것들이 하나도 없진 않으리라

그렇게 간절한 한 가지 만을

꽉 붙잡을 한 가지 만을 이렇게나 간절히 찾고 있다


하루하루는 주사위 위에 숫자와 같다
높은 숫자가 나와서 좋은 날도
낮은 숫자가 나와서 슬프고 지치는 싫은 날도 있다





다 받아들이기는 힘들겠지만


공백을 우습게 여겼던 내가 이젠 그 무서움을 제대로 느낀다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거라고

무채색의 세상에게 나의 색깔을 조금씩 뺏겨가는 게

이렇게나 무서운 것일 줄은 정말 몰랐다

그래도 지금까지 나의 색을 찾아왔잖아 꾸준히 성실하게 걸어왔잖아

마라톤과 같은 이 힘든 시련을 이겨내자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절대로


지는 거라고 생각하지 말자


이기는 거라고도 생각하지 말자


이토록 원했던 모든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때

잃었던 모든 것들을 놓아줄 수 있을 때

잊히며 산산이 부서지며 안녕하는 모든 것들에게

감사하며 무릎 꿇고 고맙다며 기도를 한다

감격의 눈물은 없어도 진심이 담긴 마음의 묵념이 있었다

감동은 없었어도 오랫동안 고여있던 썩어버렸던 고인물에

조금의 미동이라도 허락해준 나의 시련에게 인사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성장하고 커가는 것이라고 믿는 하나님이 주신 믿음

이제 버리지 않으려 한다.






그냥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것에 감사하자
주사위를 굴릴 수 있도록 떠진 내 눈과
쿵쾅거리며 뛰고 있는 심장에 감사하자




몇 가지 기억하자

시간을 나누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슬픔을 나누면

미친 듯이 웃으며 모른 체 할 수 있다



기억을 나누면


추억이 되고 미소로 변한다


사랑을 나누면


쉽게 끊을 수 없는 매듭을 맺는다는 걸



세상이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잠들 수 있는 시간이
깨어나서 다시 잠드는 이 순간이
행복하게 느껴진다.


(공백은 조용합니다 그래서 이글엔 유일하게 사진이 없습니다)

(글만을 채우고 싶었습니다 PC로 보시는 분들은 글을 드래그하시면 글이 더욱더 가득 차오를 겁니다)

(글을 읽으시고 난 후 소리 없는 잔잔한 감동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매듭: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