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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 Mar 13. 2017

#여섯 번째 별빛

날숨에 사라져 버리는 모든 것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서

아무렇지 않게 어기는

것들에 대해서

더럽게 얼룩이 되어

스며드는 것에 대해서

두서없이 꿈과 목표를

쫓는 것에 대해서

존경이 없는 관심과

시선들에 대해서

이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붙어버린 한숨과 슬픔에 대해서

동정하지 않기로 했다

젖어버린 다짐과

마음에 대해서

간직하지 않기로 했다

다 타버린 기억과 추억들을

더 이상 붙잡으며

손을 더럽히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으니까


이제 널 또한

날 사랑하는 일이

무엇보다 더럽게 느껴지니까

너희들에게 이젠 속지 않을 거니까

빈 마음을 가득 채워보았지만

빠져나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어

빈 통장을 가득 채워보았지

그게 전부라는 사람들의

거짓말을 몸소 느꼈지

빈 공책을 가득 채워보았지

잠시의 습작으로 인해

널 지금까지 잊지 못했어

빈 감정을 채울 수 있을까?

비어버린 색을 잃어버린


나의 하루를

다시금 색칠할 수 있을까?






불안하다고 말하기도 지겨워

안정이란 함정은 없다는 걸

이젠 알아

사정이란 것 봐주다가 이렇게

상처만 받았잖아

조금은 풀린 눈으로

눈꼬리를 내리고

촉촉하고 약간 흐를듯한

눈물을 머금은 너희는

나에게 사랑한다며 찾아왔지만

그건 진심이 아녔단 걸

왜 이제 알았을까?

이익만을 추구하며

다가왔던 너흰데

알아차리지 못한

내 잘못일까?

아마, 메말랐던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아

문제점을 알아챈

나는 바꾸어 보기로 했어

채워질 수 있는

비워질 수 있는

공간이 없도록

다 메꾸어버리기로

무엇도 느낄 수 없지만 이것이,

무엇에게도 상처받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난 믿어


널 사랑하기엔 이유가

충분치 않아

라고 말하는 모든 당신들을





사랑하는 일을 이젠 그만하기로


정했고 당신들을 평생 미워하기로


난 언제까지나 착한 사람이며


난 언제까지나 바보 일 것이며


난 언제까지나 손해 보며 살 것인가?


란 물음에 답을 내리기로 했어


이기적인 사람으로


싹수없는 사람으로


다시금 태어나기로

난, 지금


이번엔 다르다며 눈을 질끈 감아


인내심의 핏줄은 다 끊어져


말라비틀어져 삐져나와있잖아


이제 버틸 힘도 없는 내가


얼마 남지도 않는 숨을


가쁘게 내쉬며


약해빠진 나의 눈을 쳐다보며


빨리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마음이 휑하니 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이유는 무엇일지..

바람이 휑하니 어깨를 스쳐 지나감이

싫었던 나..

간격이 좁혀질수록 불편했었잖아

간섭과 편애가 거슬렸던 건

분명한 사실이잖아

이제 그만 거짓말 치고

내 말 들어 바보야

내칠 것도 데칠 것도 없는

문제가 될 거야

아무도 보지 못할 거야

너의 마음을 너의 이야기를

다 닳아버려 쓸 수 없는 연필로

감추었던 내 맘을 공책에 옮겨 적어

이젠 느낄 수 없는 감정이란 것들을

정의하고 흉내 내어봐도

이젠 행복하지도 슬프지도 않다는 게

정말이지 편하고 좋아



언제쯤 사라질까 이 허무함
낡은종이안에 적어
고이 접어보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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