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생이 하룻밤 꿈일지라도 말야
식어가는 잿불
김이빠진 탄산음료
끊어진 케이블
갈라진 의자받침대
마르지못한 빨랫감
이가무뎌진 커터칼
/
걸음의 소신이 없고 주춤거리며
주변을 기웃거리기만 한다
떨어져 나간 자존심만큼이나
날 바로잡아줄수 있는건
이제 아무것도 없다
이젠 밤마저도 내눈을 마주하지 않는
수척해진 몰골을 하고선 물컵에 고인
먼지 쌓인 미지근해진
물을 한모금 들이킨다
넘어감이 그렇게
자연스럽지도 않은게
하는 행동하나하나가
부자연스럽다고 느껴져
몸서리만 치다 혼자만의 시간도
불편하다는게
작아지고 둥글어지지못한
동그라미들의 모임
그게 아마
나 자신이었을꺼야
식어가는 마음가운데
서서 우물쭈물해
뜨거워지기만한 갈곳없는
사랑덩어리
어디로 갈지 끝내 정하지 못하고
공기중으로 산화돼 사라진다
또 누군가의 뜨거운 에너지로
흡수되겠지
달지 않은 사이다라고
말하면 딱 맞아
탄산이 다 날라가버려
희소성을 잃었지
톡톡튀지 않아서
눈길을 거둬간 모두들
이젠 혼자서 김 다빠진
설탕물에 잠겨
탄산이 생기길 기도하며
연거푸 호흡을할꺼야
내 영향이 아직 닿지않아
아무리 손을뻗어도
그대의 털끝도 손댈수 없었어
다 끊어진 인연을
억지로 부여잡고선
두근대는 가슴을 억눌렀던
찌릿하기만 했었던 그때를 기억해
이젠 제 역할 하나도 못하는
케이블이 되어버린
무엇도 연결할수 없고
이을수 없는 존재랄까
그렇게 멈춰서 길게 늘어져 있기만 하겠지.
딱딱하게 굳은채로
줏대없는 자존심만이 남아있다.
결 만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외치며
이루워지지 않는 계획들은 수두룩하다
난 받치고 있다. 내 입으로 수도없이
뱉었던 말들을 또 약속했던것들
1500원짜리 무제공책에
가득 채워갔던 나의꿈,
요즈음은 가끔 그 무게가
버겁게 느껴질때가있다.
눈물한방울에 금 하나,
굳센 마음으로 가공했던 다짐
조금씩 금가며 무너지고 있는게
확실하다.
스며들어 버린 더러운것들이
원망스럽다
날 더이상 바꿀수 없다며
악취로 존재감을 표하는
열리지 않는 내 입술이
말해주는 나의 약점
두려워 하는것 또 고칠수 없는 것들
축축하고 습하게 내 생각에 끼어있다
딱맞는 온도의 화창한 생각을
할수없게 만들어.
나를 매번 어둡게
색칠해 버리고나서
찍는 마침표.
그렇게 나는 빨래를 하지못한채
그것들을 품고선 마르지 못하여
타지못하는 장작 같을테지
매순간 각기 다른 얼룩을 만들고선
고개를 숙인다
이젠 그만 세탁하고 싶다
변해버린 내가 아닌
순수하고 확실했었던
그 시절의 나로 말이다
기억을 지우는 세제 한방울에
정신을 잃고서도
숨을 참을수 있는 정신이 있을런지는
장담할수 없을테지만 말이다.
자르고 싶은 것들을 덧대어 베어본다
몇번이고 베이도 생채기
하나 없는 그것을 보며
한숨 크게 한번 쉬고 다시금 시도한다.
날카롭지 못한 내가 때때론,
날카로운 사람이 되는것이
이토록이나 힘들까?날 가만두지 않는
딱딱하고 어두운것들은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데
나 하나 주체하지 못해 변하려는 나와
변하지 않으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오늘도 지고만다.
오늘도 이기지 못했다
무뎌져 버린 말투와 눈빛으로는
매번 질꺼라는걸
잘 알고 있지만 바꾸지 못하고 오늘도
반복하고 또 반복하지
힘이필요하다 절실히,
무뎌진 칼날을 부러트릴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