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경기도민으로 컴백

by SHOOT

한 달간의 친정생활을 끝으로 지난주 다시 경기도로 복귀하여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남편과 돌아와서는 급급하게 양가를 방문하며 인사를 하고 나니, 그 주말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당장 들어 닥쳐오는 평일을 어찌어찌 보냈다. 다시 돌아온 경기도에서는 몇 시에 출근을 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운동을 했었는지 원래 했던 것들을 복귀하는 게 급급했다. 다행히도 친정어머니가 챙겨주신 갖가지 반찬 들고 일주일을 보냈다. 그 한 달 사이에 계절은 바뀌었고 아직은 반팔을 입었던 남편은 갑작스럽게 바뀐 날씨에 옷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의왕아웃렛이라는 곳에 방문하여 계절에 알맞은 옷을 구입하고 근처 공원 썬베드에 누워 햇빛을 이불 삼아, 바람소리에 숨결 삼아 안락한 시간을 보내다가, 점점 뜨거워지는 햇살에 못 이겨 집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나는 줄곳 우리의 결혼 기간을 까먹곤 한다. 이 집에 거주하기 시작한 것은 결혼식 전부터니 그럴 만도 하다. 이제는 제법 이 생활에 적응을 한 것인지, 아니면 이곳에서의 내 생활의 한계 혹은 패턴을 알아가게 된 것 같다. 신혼기간이라고 기본실력도 갖춰지지 않은 채 의욕으로 간단하게라도 요리를 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도 통한다. 건강하게 지내려면 집밥이 좋다는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욕의 시간이 지나고 나름의 합리성으로 적당히 절충하는 방향으로 가게 되었다. 헐레벌떡 최선을 다해 집에 와도 요리를 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식사시간이 늦어지고, 신체 에너지도 떨어진다. 이것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더 간출하게 바나나, 단백직셰이크, 요플레와 같은 간단 식사 위주로 차리고, 적극적으로 밀키트나, 냉동식품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고 있다.


다시금 청소와 빨래 그리고 요리와 설거지 이것들을 하루에 1시간씩만 하다고 치곤, 주 2회 운동을 하면, 이미 나의 하루는 다 지나간다. 더 좋은 미래를 꿈꾸며 이러저러한 것들을 실행해야 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조금이라도 체력을 기르고자 하는 운동도 절대적인 시간을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늘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다. 외주일이 없을 때면 그 하루를 즐기기 바쁘지만, 이제는 포트폴리오라는 스스로의 목표가 생겼다. 적어도 올해가 다 가기 전까지는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쉽지가 않다.


포트폴리오라는 것이 참 아슬하다. 지금 내 조건은 상사가 있다면 지속적으로 함께 일할 생각이다. 그러기에 적극적인 구직의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사가 바뀐다면, 혹은 좋은 일자리가 나는 기회가 있다면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다 절박함이 없고, 강제성이 없기에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다. 회사에 불만을 가지고 다니기만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기에 준비를 해야 한다. 그저 지나가는 시간 속에 나를 잃지 말 것.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