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어른의 삶?
올해 부동산청약은 끝났다는 생각과는 달리 청약앱에서 온 알람은 꽤나, 매력적으로 보였다. 살펴볼수록 매력적인 위치와 가격대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훅하고 올라왔다.
아파트준공과 함께 지어질 거라는 교통호재는 오히려 먼 미래의 막연한 생활에 더욱 안정적인 투자라고 느껴졌다. 알아본 아파트의 현재교통상황으로는 출근이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2030년의 나는 어쩌면 엄마가 되어 있을 수도 있고, 직장을 옮겼을 수도 있다. 그 모호성이 오히려 청약의 의지를 불 붙였다. 청약이 당첨된다면 그것을 기준으로 다시 무언가를 구축하기 좋을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 나온 김에 오는 모델하우스를 냉큼 가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늘은 지금 살고 있는 집주인과 재계약 관련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이동하는 날이었다.
모델하우스는 15분 거리에 있을 만큼 가까웠다. 가는 길에 시청, 보건소, 경찰서, 소방서 등 각각의 시설들을 보니 더욱 괜찮다는 마음이 확고히 들고 여기저기 출입금지 테이프로 차있는 것이 동네가 변화의 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주차장에는 모델하우스를 보려는 사람들이 즐비했고, 한 번에 입장이 불가능하여 대기시간이 걸렸고, 약간은 쌀쌀한 날씨에 모델하우스 측에서 준 손난로로 대기했다. 이윽고 들어간 모델하우스에는 역시 부동산이라는 큰돈이 오가는 공간이어서 그런가 깔끔하게 된 인테리어에 전체 조형도를 설명해 주시는 내레이터분의 설명을 듣고선 계단을 따라 인테리어 모형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그 층에는 46,59,84형이 준비되어 있었고, 모두 들려보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59A모델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보다 약간 평수가 큼에도 불구하고 팬트리가 없고, 대신 작은 방이 3개로 되어있어 초등학교 자녀까지 케어할 수 있는 집으로 보였다. 먼 미래에 우리의 자녀유무는 불확실하지만 자녀가 없더라도 적당히 서재와 운동기구를 넣어 공간을 꾸릴 한 공간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확실히 큰 평수일수록 쾌적감을 주었다. 구조가 잘 빠진 것 같지는 않지만 당첨이 된다면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될까 싶다. 유형보다는 아파트의 위치자체가 더 큰 중요요소라고 생각한다. 이윽고 내려간 상담 공간에서는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제공해 주어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며 남편과 모델하우스를 본 소감을 서로 나누었다. 상담이라고 하기에는 구경삼아 간 곳이라 어떤 것을 물어야 할지 잘 감도 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남편과 내가 각각 어떤 유형으로 청약을 신청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료한 답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
부동산 약속과의 시간이 떠서 주변의 이마트도 들려 보았는데, 역시 이 또한 들려보길 잘한 것이 생각보다 가까운 위치에 큰 마트가 있다는 것과 그 안에 큰 다이소가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매력이었다. 다이소라고 하기에는 쇼핑파크처럼 구역이 커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고, 약속 시간이 가까이 와서 더 구경하지 못한 것이 아쉴 울 정도였으니 말이다. 여기서는 모든 생활을 다 하고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도착한 부동산에는 우리가 가장 먼저 도착하여 부동산 주변을 배회하였다. 아직 어느 누구도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윽고 남편의 전화기에 집주인의 번호가 뜬다. 통화는 길어지고 남편은 나를 피하듯이 자리를 이리저리 옮기지만 내용을 듣고 싶다기보다 모르는 동네에 혼자 덩그러니 있는 것이 어색하여 남편을 쫓아다닌다. 그리고 통화가 끝나기도 전에 부동산 중개인이 와서 통화를 급하게 끊게 되었다. 그런데 중개인은 부동산 계약 중개를 안 하겠다는 의사를 비추었다. 당황스러운 상황이나, 들어보니 중개인이 재계약 계약서를 쓰는 데 드는 비용을 지불하기 싫어서, 중계법을 운운하였다는 것이다. 중개인은 둘이서 2년을 해도 좋다고 하며, 이해와 미안함을 표하고 자리를 떴다. 우리는 한층 더 의구심이 들었다. 어떤 특약을 넣고자 중개비도 들지 않이하고, 넣고 싶어 하는가? 다시 집주인과 통화하여 카페에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계약서에 꼭 넣고 싶은 문구는 집을 팔 수 있는 날짜를 기입하는 것이었고, 중계인은 통상적으로 할 것이며 이것을 넣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기존에 있던 특약 조건의 문구에도 자신의 일체의 책임이 없다는 문구를 가장 먼저 넣은 것이 책임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 중계인을 통해 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비추었다. 집주인으로는 그런 중 계인에 거 중계비를 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것이고, 상호 이해관계가 맞으면 계약서를 만들어 진행하고 싶다는 것이다. 10만 원을 아끼고자, 연말에 약속을 또 잡아야 하나 이해가 잘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업시설 계약을 작업하는 사람이어서 이런 걸로 돈이 나가는 것이 아까운 건가 싶은가 보다는 심정적인 이해를 한다.
그러나 그 어떤 것보다, 내가 살집에 내가 주인이면 이런 수고로움은 없을 것이다. 계약을 할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 그리고 집주인이 바뀌면 나가야 하는 상황. 이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복스럽게 자란 부모의 덕으로 이사한번 해보 적이 없고 쭈욱 부모님과 함께 자라왔었다. 그리고 첫 이사와 집 거래 등은 생각보다 많은 정신적 그리고 물리적인 부대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이사비 복비 등. 어서 빨리 집을 구매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