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OOT May 14. 2023

약 먹을 만큼, 너무 열심히 놀았던 날

제주도 한달살이 D+19 / 여행이 아니라 훈련 오셨나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의 모든 행동은 잠을 자기 위한 것들로 향해 있었다. 그런데, 걸려온 연인의 전화 연인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도중 친구에게 남긴 부재중 통화 이렇게 연달아 두 사람과의 통화 후 내 마리는 한 결좋아졌다. 약기운이 돌아서 그런 건가?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몸상태가 어느 정도 복구가 되어 약간의 피곤함만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어제 체력을 비축했다고 생각한 나는 오늘 성산일출봉을 향해갔다. 그래, 제주도 한달살이를 하는데 성산일출봉을 한 번 갔다 와야지라는 마음으로 단단히 마음을 벼르고 갔다. 예상했던 데로 2시간인 걸린, 성산일출봉. 자연스럽게 유료코스인 정상코스를 결제하고 등산한다. 50분 코스라고 하는데 그래, 50분이면 가능하지 하며 기쁜 마음으로 등산을 했다. 절물오름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서 그런지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다만, 11시에 올라가기 시작해서 그런 건지  오늘은 모자가 땀에 젖었다.


성산일출봉을 오른 나는 무료개방코스도 돌고 되돌아온다. 요즘 등산하고 나면 개운해서 좋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그 느낌과는 별개로 체력이 뒷받침되어 주지는 않은 것 같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었던 배는 등산 이후 빠르게 꺼지었고, 원래는 섭지코지 쪽으로 옮긴 후 근처에서 식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근처 카페로 가기로 급하게 변경하였다.


성산일출봉~ 섭지코지는 자가용으로는  15분 내외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도보로는 1시간이 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버스 간격도 좋지 못해서 보통 1시간 정도를 잡는다.


그 중간쯤에 있는 광치기 해변을 갈까? 도  생각했었는데, 그러기에는 등산을 해서 체력을 많이 쓴 나이기에 가까운 곳 카페에서 에너지원을 섭취하기 급했다.




그 카페에서 파는 시그니처메뉴들를 주문했는데, 음료는 시즌이 지나서 다른 아이스티로 주문하고 빵은 제주도한라봉몽블랑을 주문했다. 그렇게 해서 16500원  빵이 8500원 정도 했던 것 같다.

끼니를 대체할 목적으로 와서 구입한 가격이었지만, 빵가격이 거의 뭐 밥 한 그릇 가격이다.


맛을 먹어보니, 산뜻하니 한라봉맛이 난다. 조금 더 크림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빵의 부드러움과 크림의 부드럼움이 비슷해서  원래 노린 식감인지, 빵이 수부능ㄹ 머금어서 나는 식감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의자에 앉아


성산일출봉을 바라본다. 그런데 1시간이나 걸려서 등반을 하는 동안 이미 충분히  성산일출봉을 음미해서 그런지 엄청 감회가 새롭다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래도 아직 에어컨을 키는 곳이 없는데, 1층은 에어컨을 켜져서 땀을 식히고, 배를 채우며, 배차시간을 보며 이동했다. 머리가 핑한다. 왜지?


살짝 몸이 안 좋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최대한 적게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으로 광치기해변은 빠르게 머릿속에서 삭제하였지만, 그 정류장을 지나갈 때는 아쉬움이 있었다. 아쿠아리움, 광치기해변, 섭지코지 중 고민했었다. 생각들이 지나갔다. 어떤 곳을 가야 할지 섭지코지는 가고 싶은 곳이기는 하나 어제 조사한 반에 의하면, 뚜벅이 족이 가기 힘든 곳으로 입장권을 냈다고 생각하고 택시를 타고 안에 들어가도, 나오기는 힘들고 3시 전에는 나와야지 안전하다는 글을 보아서 선택지에서 가장 후순위였다.


아쿠아리움은 가고 싶은 곳 중에 하나이나, 실내공간이기 때문에 비 오는 날에 갈 장소로 남겨두는 것이 어떤 가는 생각이 들었다. 광치기 해변은 가까워서 가볼 만한 거리 이기는 하나 광치기 해변까지 30분 도보 그리고 그곳에서 또 아쿠아리움까지 30분 도보. 그렇다면 성산일출봉을 갔다 와서 1시간을 걷게 되니 체력이 필요하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아쿠아리움과 광치기 해변 나는 아쿠아리움을 선택했다. 광치기 해변은 

더 이상은 걸을 수 없다. 왜냐하면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내린 아쿠아리움 근처 정류장 여기서 또 30분을 걸어가야 한다. 다행히 인도는 넓고 옆으로는 마을이 있어서 안전하다. 다만, 관광객 대부분이 차로 이동해서 그런지 인도에 나를 제외한 사람들을 잘 보이지 않는다. 이 길을  5시 이후에 걷는 것은 다소 위험해 보인다.


, 나는 이렇게  30분을 걸려  아쿠아리움에 도착했다. 늘 예상 그 이상이다. 그렇게 도착한 아쿠아리움. 아차차, 생각해 보니 전시관도 걸어가야 하는 코스다. 이렇게 나는 결과적으로 1시간을 걸쳐 구경을 하였다. 소소하게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가족으로 왔었더라면 더욱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다. 공연도 있고, 내가 갔을 당시에는 특별전도 있었지만 시간의 구애가 있는 나로서는 선택지는 아쿠아리움 구경뿐이었는데, 35000원! 개인적으로는 미디어아트 전시회가 더  취향이었는데, 나의 입장권은 아쿠아리움의 생물들을 위해 후원되었다는 생각으로 관람하였다


막상, 그래도 안 왔으면 아마 내 성격에 아쉬워했을 것이다. 힘이 든다. 생수를 다 먹었다. 그러고 보니 제주도 한달살이를 하면서 이동할 때 물을 가지고 다니는 데, 이 물을 다 먹어본 것도 오늘이 처음이다. 오늘 참 모자가 젓도록 땀을 빼고 물도 다 먹고, 나 고생이 참 많다. 쉴 수 있는 구간에서 쉬다가 경로검색을 해보았다.

급행하나 가 보인다. 7분 뒤, 다음은 47분 뒤. 40분 간격인가 보군. 생각을 하곤 저 7분짜리 차량이 사라지면 욺직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움직였다.


그런데 4시가 지나자 이 모든 급행들이 사라지고 파란 버스들만 검색이 된다. 가슴이 두근 거린다. 고립된 것은 아닌가. 미온적인 두통을 안고, 3시부터는  마음이 불안했다. 일단은 아까 검색경로를 캡처한 것을 다시 본다. 요즘 생긴 요령 중에 하나는 그래도 역이름이 환승센터, 버스터미널이면 많은 버스들이 오간다. 선택지가 넓어진다. 일단은 그 정류장까지 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검색을 다시 하니, 다행히도 바로 다음에 오는 버스가 있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내린 버스 정류장에서 급행들을 비교해서 살펴본다. 


네이버지도와 버스정류장의 실시간을 검색한다. 네이버지도의 경우 너무 멀리 있는 차량이나, 아직 운행을 시작하지 않은 차량은 예상시간이 안 뜬다. 하지 마 버스정류장의 실시간 조회는, 버스정류소에서 잠자고 있는 버스까지 나와서 비교적 정확하다.  내가 탈 버스는 약 20분 뒤에 온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해서 다시 보니 앞에 마주 보고 있는 정류장에도 버스가 온다. 그래서 다서 확인해 보니, 그곳에서는 40분 뒤 버스가 온다. 둘 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버스다. 20분 뒤에 오는 차량은  1시간 20분 소요시간이 예상되는 급행 40분 뒤에 오는 차량은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급행이다. 시부터

결국 둘 다 비슷하나, 여기가 구석인 만큼 나는 일단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여 20분 뒤에 오는 버스를 선택했다. 긴 기다림 끝에 탄, 차량에서 잠이 쏟아진다. 오늘은 무슨 극기 훈련을 한 것 같다. 가만히 있는데도 다리 근육이 떠는 것 같다. 머리가 어지럽다. 닦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판단이 선다.


1시간 등반 30분 걷기, 1시간 관람, 30분 걷기 총 3시간 걷기 다리가 떨릴 만도 한다. 광치기 해변을 가지 못해서 아쉬워했던 마음 섭지코지를 가지 못해서 아쉬워했던 마음이 쏵 사라진다. 욕심을 덜어서 선택했을 뿐인데도, 두 다리가 떨리고 잠이 쏟아진다. 저녁은 먹고 들어가야겠다 생각하고 환승센터 근처 알아봐 둔 곳을 보니 이런 오늘은 휴무인 날이다. 배달을 해야겠다. 내가 집에 도착했을 때 나보다도 먼저 음식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 치킨이다. 체인점 음식을 안먹겠다는 나의 의지는 고향의 맛을 찾듯 그리운 맛을 주문했다.

집에 도착하기 30분 전쯤 주문을 하니 치킨이 먼저 나를 맞이해 준다. 나는 모든 것을 제치고 입안에 치킨 한 조각을 넣는다. 머리가 아프다. 타이레놀을 한 알 먹는다.


오늘은 모든 것을 어둠에 가리고 일단 자야지라는 마음으로 8시에 씻고 스킨케어를 하며 하나씩 정리를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머리가 어지러웠다. 오늘은 일기도 카운트를 정해서 쓰고 자야지. 바닥에 있는 옷도 내일 정리. 쌓인 설거지도 그래 내일. 이런 머리가 어지러우니 아까 맛나게 먹었던 치킨이 목에서 닭비린내가 올라오는 것 같다. 빠르게 머리를 말리고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노트북을 켰는데, 연인의 전화가 왔다. 오늘 오빠에게 있었던 나의 모험담을 이야기해야지.

작가의 이전글 비가 안 와도, 오늘은 숙소에 머물게. 쉼에 대한 관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