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아문 상처에서 만난 삶

by 디카라떼

평소와 다름없는 자기 활력의 시간들을 지니다가

그날도 마찬가지로 조금 더 활기있게 보내다 보면

더 좋은 날이 될거라고 믿고 움직였지만

생각치 못한 사고가 있었다


남들은 며칠이면 되겠지, 그게 그정도냐며

의심을 버리지 않았지만

나는 그런 종용 속에서 염려하던 그림이

결국엔

세상에 나왔다며, 회복의 더딤에

한꺼풀씩 기대를 벗기며

며칠전의 나의 모습과는 헤어져야 한다는 걸

목격하던 어제.

피는 검붉게 덩어리 져서 내가 흡수할 수 없는

큰 공백이 되었다.

처음 마주할 때는 무덤덤했다. 그게 얼마나 덩어리졌는지

알지도 못했고, 다시 채워지리라는 기대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제는 그 빈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고

또 결 하나의 역사로서 마주해야만 했다.


나의 마음도 그랬을까 싶다.

그것이 커져만 가는 시간을 모르다가도, 단단해져서

언젠가는 짜내버려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너무 커져버려서 그 농을 다 비워내게 되었을 때에야

마음속의 공터와 찌그러짐을 마주하게 되는

뒷물결의 상처.

누구도 그 결과가 그렇게 될거라고 알 수는 없었다.

다만 상처의 순간이 있었고, 그것의 동향을 보다가

적절한 치유가 있을 뿐.

하지만 그 상처가 나는 날, 그 치유가 내가 생각했던

어제의 모습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한동안 비어있는 채 공허할 수도 있고

그렇게 나의 육체와 같이 마음도 변해갈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만 했던거다.


상처는 아무는 과정에서 그 순간의 호흡을 담는 것 같다.

단순히 아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형된 모습으로

예쁘진 않지만 죽음을 이긴 하나의 성형으로서

나를 다독이고 안아가야 할 의무를 더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더디지만 아물어 간다는 건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나의 작음을 잃고,

나의 생명의 큼을 다시 확인하게 된 시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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