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인 눈의 처음과 나중

첫눈1

by 디카라떼

살랑이던 눈발이 덮은 세상이

하얘지기까지는

첫눈중에서도, 첫번째로 내린 눈송이의 희생이

적층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소복이 쌓이는 불투명한 후발대가

하얗게 존재 할 수 있는 건

빽빽이 눌리고 땅에 구르는

첫 내림의 선발대의 아픔 위에서 이뤄진다.


첫눈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던 마중이

따뜻하다는 느낌은

그 처음중의 처음이 느낀 맨 바닥의 차가움을

망각한 때문 아닐까.


나는 누구였는가 돌아본다.

하얀 바탕이 드러나는 길 위에

적당히 쌓이는 눈송이고싶은지

땅 위에서 긁히고 녹아가고 다시 어는

흙탕물의 눈송이로 견고해지고 싶은지.


내 살아옴은 맨 바닥 위의 선발대의 눈송이 같았다

그래서 나중된 세상의 고요하게 눈 덮힌 그 평안함을 궁금해했다


누가 되었든 무엇이 중요하다고 특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맨 위의 눈송이는 바람을 직접 맞고

처음 밟히는 존재가 될 것이기 때문에

누가 낫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모르는 동안에 서로 부러워 하고 있었을 뿐

세상 널리 퍼진 행복의 이미지로서

뭉치고 있었다는 점이 중요한것 아닐까


내가 더 희생한 것 같다는 욕심어린 모습으로

세상을 바라보지는 말자

형태는 위치는 달라도 존재적으로 같은 우리가

각자의 영역에서 아픔을 직시하며 살아왔다는걸

서로 인정해 줄 수 있는 구조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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