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2
눈은 나를 열매 맺게 하는
꽃가루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한해동안 아직 아물지 않은 나의 줄기 끝이
이제는 결과로서 맺히도록 다독이는
노랫말처럼
마음을 열어달라고 살랑이며 뻗는 눈송이의
보드랍고 차가운 손길은 나의 마음을
올해도 다시 설레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반가움은
익숙하지 않기에 들었던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첫사랑의 어설픔처럼
그 눈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섣부른 기대감처럼.
눈은 나의 기대감의 종착지가 되지만
종착역의 온도는 따뜻하진 않을지도 모른다
나의 하차하는 한 해가 수정된 꽃으로서
탐스러운 열매로 마무리 되기도 하고
생각과 다른 모습으로 그 역할에 이탈되기도 한다.
어떤 모습이든 모두 나의 열매들이다.
첫 발을 내딛는 순간에 모두 받아들일 마음으로
기다리라는 눈송이의 두드림이 마냥 설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