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여행을 튀르키예로요?
사람이 항상 왔던 크리스마스
by Laura gamsung Dec 29. 2024
"왜 하필 튀르키예예요?"
라는 질문을 제일 많이 들은 이번 결심.
10월쯤.. 여행이 너무 가고 싶었다.
거의 10년 만에 나가는 해외여행이었다.
영어실력을 확인할 겸 영어권 나라로 가려고 했었다. 시드니가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일단 100만 원이 넘는 비행기값은 기본이었다.
환율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냥 자유여행으로 갈지, 아님 투어를 껴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아는 동생이 생일이었다. 평소에 하지도 않던 생일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연락이 닿았다.
- 튀르키예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 현재 한국어도 알려주고 있다.
이 2가지의 정보만 듣고 나는 튀르키예 행을 결심했다.
1. 아는 사람이 있어, 1차.
2. 한국어를 지키고 싶은 마음, 2차.
3. 같은 백만 원을 쓰더라도 가치 있게 쓰고 싶은 마음? 3차.
"오는 목적을 알려주세요"
목적? 없는데,
나 그냥 가서 너보고 터키음식 케밥이랑 카이막만 먹으면 돼.
"다른 건요?"
글쎄.. 튀르키예에 대해서 아는 게 없는데..
벌룬? 그 정도..?
"가파도키아투어는 예약하고..."
갑자기 치솟은 환율과 비행기표값.
하루차이로 50만 원이 올라갔고
1450원 1460원 1477원까지..
가지 말라는 건가 싶었다.
이미 비행기표는 환불불가였다.
짐 싸기는 왜 이리 또 귀찮은지..
또 동생은 이것저것 가져 다 달라는 것도 많았다.
연차를 10일이나 쓰려고 했기 때문에
회사에 양해를 구하는 것도 미안했다.
솔직히 모든 것이 나에게 짜증스러웠던
준비과정이었다.
예산은 이미 초과였다.
정말 에라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터키에 있는 동생이
"언니 원래 이런 사람이었어요?"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대책도 계획도 없이 떠났다.
단 2박 3일간의 여행계획도 투어에 맡겨버렸고
그렇다고 아는 동생만 믿고 간 건 아니었다.
가면 뭐든 할 게 있겠지 라는 생각이었다.
역시나,
동생이 몸 담고 있는 곳에서 도와줄 것들이 다행히 넘쳤다. 처음으로 쓰임 받는 느낌이 들었다.
환자들을 만나도 치료할 때는
쓰임 받기보다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
내가 현재 제일 잘해야 하고 잘하는 일을 하는 기분이었다. 돌아가면 또 감사함으로 할 테지만..
단체활동이라 혼자만의 시간이 전적으로 부족했다.
다른 언어에 낯선 사람들에 기가 빨렸고
영어 한국어 두 개로 나는 소통해야 했다.
터키어는 죽어도 모르겠다.
(기본인사들은 예의상 외웠다.)
각기 다른 목적과 사명으로 그곳에 모여있는 거겠지만
색안경은 끼지 않으려 했다.
순수하게 사람에 대해 궁금함이 많은
나의 본능에 감사한 순간이었다.
또 실어증의 환자들을 봤던 눈치 경험치가
십분 발휘되었다.
그 사람을 알아가고 싶은 나의 순수한 궁금증들이
몇몇의 마음을 두들겼으리라 생각이 든다
넘치는 사랑과 정을 주지 않고 살 수 없는 나라서
참 감사했다.
그들의 큰 결심에 내가 자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감사했고, 또 그 결심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어서 감사했다.
모두의 결심들이 한 곳에 모여 기쁨을 이루는 순간에
내가 있었다는 게 참 경이로웠다.
튀르키예 나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오지랖이 넓다.
나쁜 뜻이 아니라 정말로 챙겨줌이 일상이라고 한다.
나는 외국인이라 잘 모르겠지만
튀르키예 어를 외국인이 쓴다? 하면 다들 바로 마음이 열리나 보다. 우리나라랑 똑같다.
우리나라와 닮은 점이 정말 정말 생각보다 많다.
크리스마스 당일에 떠나는 여행이었다.
지난 3년간 크리스마스엔 나에게 사람이 왔었다.
덤덤하게 꺼내는 본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날들이었다.
비록 사회에서 만났지만,
잠시 사회적 가면을 반이라도 벗고 말이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정말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감히 부어주었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동안의 우연들이 우연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이 사람들의 품을 떠나
혼자만의 여행시간을 갖는다.
두렵고 떨리고 설레고 무섭다.
하지만... 여권, 카드,. 돈, 번역기, 핸드폰
약간의 영어능력
이 정도면... 천하무적 아닌가?
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해보려고 한다.
카파도키아에서 좀 더 정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