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치~ 첫 놀이는 무조건 해외여행이야 2

by 로라

늘 가족들 뒤치다꺼리와 직장일 사이에서 챙기고 정리하고 가족들 짐 싸기만 해 봤지 혼자 짐 싸고 이렇게 여행을 와서 호텔에서 어색한 밤을 보낼 줄이야~

이건 여행이 아니라 의무였고 고통이었다.

아침이 되어서 글에서 본 것처럼 호텔조식이 유명하고 수영장뷰로 먹는 아침 식사자리를 잡고 얼렁뚱땅 식사를 했다. 어찌 된 것인지 내가 하는 영어를 그들이 못 알아듣고, 그들이 하는 영어를 내가 못 알아들으니 어찌해얄 지 모르겠다.

겁보인지라 호텔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관광할 만한 곳을 모두 기록해 왔다.

첫날은 무조건 호텔에서 지내면서 우아하게 아침 요가를 호기롭게 갔다. 얼마나 이런 생활이 그리웠던가?

그러나 아차차~ 이 요가는 내가 익히 아는 그런 요가가 아니었다.

그렇게도 여유와 휴식, 힐링을 느끼면서 호텔요가할 꿈을 꾸었건만 딱 한번 하고 그만두었다.

보기 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는데 보기 좋은 여행이 다 그리 좋은 것은 아닌가 보다.

첫날 쭈그러진 상태로 책을 들고 수영장아래 라탄 썬베드에 누워

선글라스를 머리에 올리고

칵테일 한잔을 곁에 두고 한가로이 책 읽기를 시도해 보았다.

한 시간 하고 나니 어느새 잠이 들었고 햇볕에 새카맣게 그을리기만 했다. 시원한 호텔방이 더욱 그리운 상황이었다.

하루를 어영부영 보내고 드디어 꿈틀거리는 노력을 했다.

찜솥 같은 방콕 거리를 구글 맵을 켜고 걸어보고 모두 도보로 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아다녔다.

유명하다는 룸비니 공원은 우리 동네 공원보다 못하고

넓은 도로 사이의 하수구가 흐르는 물은 냄새로 코를 막아야 했다.

그러나 낯선 곳에서의 이 자유로움과 비기랴~

이미 통증에 시달리고 있던 어깨 통증을 위해 매일 마사지를 하고

이제는 호텔 앞에 서 있는 오토바이도 타고, 툭툭이도 탔으며 일정시간에 혼자 호텔에서 나오는 나이드신 어르신의 모습에 익숙한지 오토바이 대기하는 젊은 친구들과 눈인사도 나누었다. 택시도 혼자 잡아타고 심지어는 BTS(방콕지상철)도 타고 MRT(지하철)도 타면서 쇼핑몰 방문도 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다녀도 사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를 위해 예쁜 것도 사야는데 자꾸 "예쁜 쓰레기"라는 생각만 했다.

사이 사이 왕궁투어도 예약해서 가게 되었고, 레깅스를 입었다고 사원출입금지가 되어 그 유명한 "코끼리 바지"도 사 입었다. 왕궁투어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친구, 연인, 가족 등 다양하게 그룹 지었지만 60대에 혼자 여행한다고 나에게 대단하다고 치켜주고 화이팅을 외쳐주었다.


철저한 계획 중에도 차마 실천하기 어려운 것은 환락의 도시 방콕의 밤문화를 경험하는 일이어서 계획에 없었다. 그런데 문득 용기가 생겼다. 그중 반얀트리호텔 61층루프탑에 위치한 "MOON BAR"를 가보고 싶었다.

문바는 말 그대로 힙하고 드레스 코드가 있다고 되어있었는데 무슨 용기인지 그냥 평범한 차림으로 61층에 올라갔다. 환락이 느껴지고 해방감이 몰아치는 그 밤에 음악은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어쩔 줄 몰라서 당황하다가 딸에게 톡으로 연락했더니 아무 칵테일이나 한잔 시키고 해 보라고 했다.

예쁜 칵테일 한잔과 간단 안주를 시키고 먼 야경과 화려함을 바라보면서 지금 이 현실이 사실인지 구분이 안되었다. 이내 귀를 두드리는 DJ의 힙한 노래 믹싱은 저절로 춤추게 만들고 거기에서 흥에 겨워 춤을 추게 되었다. 나이 든 동양 아줌마의 댄스에 너나없이 박수를 쳐주었다.

< 낮선 곳에서 시킨 한 잔의 칵테일은 나에게 힐링을 선사해주었다>



너무 예쁜 DJ에게 반해 팁을 쥐어주고 호텔로 돌아왔다.

떠날 날이 다가오자 점점 재미있고 아쉽기도 했으나 그에 비례해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마지막 떠나기 전에 남은 달러를 털어서 호텔 마사지를 예약했다. 나에게 주는 마지막 호사였다.

서울에 있었으면 아까워서 시도도 못해볼 나 이지만 지금은 간댕이가 보름달 만큼 커져있었다.

편안한 음악이 흐르고 침대아래 눈 두는 곳에 까지 예쁜 꽃을 띄워둔 호텔마사지는 감미로웠으나 매일 툭툭이를 타고 가서 단골로 마사지받던 그 아줌마의 눈길이 더 그리웠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데 "살살"해 달라는 내 말을 "쎄게"해달라는 말로 이해를 했는지 죽일 듯이 눌러댔다.

이 큰 덩치를 한없이 맛사지 하는 가녀린 그녀의 손이 마음에 걸렸다.

이것은 뭐지? 상대적 감사함인가?


돈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해보았다.

행복하기도 하고 뭔가 에너지가 마구 솟아오르는 느낌도 들었다.

짧은 혼여행이지만 에너지가 충전이 되어 돌아가면 즐겁게 행복하게 살리라 다짐하면서 당당히 돌아왔다.

돌아갈 곳이 있기에 여행은 행복하고 즐거운 것이라는 말이 생각이 났다.

돌아갈 집이 있고 가족이 있기에 자랑할 것도 있고 하고 싶은 말들도 많았다.

그렇게 고민 고민하다가 시도한 나의 우당탕탕 놀이가 마무리가 되었다.

이른 새벽 도착한 한국의 공항은 무슨 파라다이스 같았고

가족들의 응원 속에서 씩씩하게 돌아온 나는 퇴직하고 난 나의 삶이 멋질 것 같다고 외치고 있었다.

혼자 떠난 여행은 하나의 성취이지만 다시 혼자 가고 싶지는 않았다. 늘 같이 갈 수 있는 가족과 수다 떨면서 놀러갈 수 있는 친구들이 너무나 소중했다.

남들이 늘 그러하듯이 퇴직하면 한번 가는 해외여행을 마무리 하고 나는 열심히 주어진 날들을 잘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