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치~ 첫 놀이는 무조건 해외여행이야.

by 로라

해는 자꾸 길어지고 나의 마음도 생각만 자꾸 길어졌다.

해가 길어지면 여름이 다가옴을 알고 준비할 수 있지만 생각만 길어지면 나는 늙어갈 뿐이다.

그 대명제를 알고 있기에 더욱 마음은 급하고 힘들었다.

우당탕탕 놀아보자고 결심한지 벌써 한달이 지나간다. 자꾸 합리화하면서 이유를 댔다.

둘째가 직장가야니까

어디갈지 결정을 못해서

좀 더 따뜻해지면...... 핑계거리는 정리해야지 하면서 정리하지 못하고 던져둔 서랍장처럼 뒤죽 박죽이 되었다.

'그렇치, 퇴린이가 되면 제일 먼저 해외여행을 간다고 그러지' 일단 첫 놀기는 무조건 혼자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다.

남편과 큰 딸은 아예 걱정이 되는지 굳이 그리 혼자여행을 가야느냐고 둘째랑 같이 가라는 둥, 패키지로 가라고 계속 근심어린 소리를 했다.

평소 길을 잘 잃고 헤매인다던지 IT쪽으로는 젬병이라 혼자 떠나본 적은 없다.

그래서 호기롭게 더 나이들기 전에 "혼자 떠나는 여행"을 꼭 해보자고 마음먹었지만 60이 되어서 혼여행은 자신감부터 쭈굴해졌다.

하루밤에도 생각을 쌓았다 무너뜨리길 밤새했던지라

생각은 패키지에서 자유여행으로 왔다리 갔다리

혼자 다녀보지 않은 나이들은 여자로써 도저히 용기의 첫발을 내딛지를 못했다.

속으로 '돈이 너무 들텐데'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둘째 딸이 충분히 엄마 혼자 할 수 있다고 펌프질을 마구 넣어주었다. 머리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가장 도시이면서 가깝고 혼자여행하기도 덜 불안한 "방콕"으로 결정을 하였다.

가족들과 같이 딸들을 따라서, 친구를 그저 따라서 여러 여행을 다녔지만 난 늘 건달꾼이었다.

우르르 오라면 가고 어느 비행기끊으라면 끊는 정도의 깍두기 말이다.


이제 나혼자 시작해보기로 한 첫 해외여행은 시작부터 난감했다. 나도 너무 두려워서 처음에는 패키지로 진행을 몰래해보았다. 방콕은 이미 성수기가 끝나고 3월에 접어들면서 두세번 신청을 해도 모집이 안되어서 딜레이되고 취소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혼자 자유여행을 해보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다.

지금 못한다면 앞으로 영원히 못한다. 굳게 마음을 먹고 혼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하였다.

비행기부터, 숙소, 관광지 찾기까지.....그냥 매일을 컴퓨터에 매달리면서 계획을 짜보았다. 우선 방콕의 도시 이름들이 나는 너무 낮설어서 어찌해야할지를 몰랐다.

여행계획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으면서 두려움과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하고 떠나기 전 컴퓨터 검색을 너무 많이 해서 손목이 아프고 관절이 아프기 시작했으니 참 어이가 없는 첫발이었다.

무조건 유튜브를 보면서 공책에 요약하기를 수십번했나보다.

영어권 이름만 익숙한지라 동남아 이름자체가 익숙하지 않았다.

심지어 방콕 안에 BTS(지상철도)가 우리나라 가수 방탄소년단인줄 알았기 때문이다.


긴시간 준비를 하고 나는 가족들의 여행 지원금까지 받으면서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라 유튜브를 보고 또 보면서 메모를 하고 머리에 그렸다.

둘째딸이 구글 사용하기와 맛집등을 검색해서 표시해두기,

그랩타기 등등 여러가지를 계속 알려주었고 때마침 방콕의 국제단체에 있는 지인의 딸 번호까지 챙긴 후 가족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면서 7일간의 여행을 떠났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실수는 시작부터 바로 일어났다.

환전을 한 후 수령을 공항에서 하기로 했는데 깜박잊고 보딩을 한 것이다. ㅠ

태국 돈도 한푼없는데 이미들어오면 절대 나갈수가 없다. 어떤 하소연도 읍소도 어림도 없었다.

딸들과 통화를 하면서 카드로 돈찾기를 시도했다.

방콕 스완나품 공항에 도착하여 미리 택시도 예약을 해두었지만 시간은 하염없이 정체되었다.

내 캐리어가 망가져서 시간을 보내고 새 캐리어로 교체했으나 혼자 사진을 찍기 위해 가져간 셀카봉을 공항에 빠뜨렸다.

그 뿐인가? 돈 환전기계를 잘못사용해 신용카드가 나오지 않고

유심끼우기를 못해서 말도 안되는 당황을 여러번 했다.

온갖 우당탕탕 실수를 다하고 그래도 어찌저찌 공항에서 예약한 택시로 호텔 체크인을 했을 때는 눈물이 날뻔하였다. 가족들에게 무사히 호텔입성했음을 알리고 첫날을 시작했다.

지금이 꿈인가? 현실인가? 구분이 안되어서 밤을 그냥 뜬눈으로 새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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