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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린 Oct 02. 2024

호주 초등학교 성적표

호주는 1년에 4 텀이 있다.

 2학기 즉, 반년동안의 학교생활을 마치면, 

아이 성적표가 각 가정 웹페이지에 올라온다.

종이로 된 성적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보여주지 않은 한 아이가 자신의 성적표를 보는 일은 없다.

물론 성적을 조작할 수도 없는 일.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6년 내내 성적표를 보여주지 않았다.

특별한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었기도 했지만,

아이가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를

학교평가를 기준으로 결정하지 않았으면 해서였다.



호주 성적표의 특징


1.  숫자보다 글이 훨씬 더 많다.

한 아이당 성적표는 15장 분량의 pdf 파일로 만들어지는데

글이 많기 때문에 부모님들의 눈이 피로할 순 있지만

(아이가 둘인 우리는 30장. 아이가 셋이면 90장을 읽어야 한다;)

세심하게 모든 분야에 아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 아이만을 위한 담임선생님의 코멘트와

각 과목마다 미술, 체육, 과학, 음악, 제2외국어 선생님의 코멘트가 모두 적혀있다.  

 

2. A, B, C, D 등 등급 혹은 석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등급 혹은 석차가 없기 때문에

누가 젤 잘했고 젤 못했고,

상위권, 하위권 구분이 없다.


3. 총합산 성적이 없다.

과목에서도 프로젝트마다의 성적이 다 다르다.

예를 들면 아이가 물감색칠은 잘할 수 있지만

종이접기는 잘 못할 수도 있고,

점토 만들기는 보통일 수도 있다.

이렇듯 각각의 프로젝트에서의 평가는 있지만,

총 미술과목평가 결과는 존재하지 았는다.

점수가 없기 때문에 평균점수, 총합산점수도 없다.


4. 노력과 태도의 중요성

노력과 태도를 아주 중요히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과목 선생님로부터

노력과 태도평가를 필수적으로 꼭 받게 되어있다.


5. 학부모 상담

1학기 성적표가 나오면 학교웹사이트에 공지가 뜨고

영화표 예매하듯 웹사이트에 가서

선생님 면담이 가능한 날과 시간을 예약하고

담임선생님과 인터뷰를 하게 된다.


션생님께서 성적표의 내용을 토대로 아이의 학교생활을 설명해 주신 후,

아이가 2학기에 더 발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선생님과 상담하고,

우리 아이의 최근 어려워하고 있는 부분들,

혹은 선생님께서 아이가 집에서 어떤 도움을 받으면

학교생활에 도움이 될지 설명해 주신다.





처음 아이의 성적표를 받았을 땐

한국에서 쉽게 숫자로 등수 혹은 등급을 알 수 있었던데 비해

아이의 확실한 성적을 알 수가 없어 답답하기도 했는데

호주 성적표를 보면서

우리 아이가 어떤 부분을 잘하고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아주 세세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적표를 보고 아이의 학습결과를 알기보다는 아이의 성향을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래서 호주에서는 성적표를 'Report' 보고서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아주 자세한 설명을 통해

아이가 필요한 부분을 꼭 집어 도와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예를 들면 영어를 못하니까 영어를 더 도와주어야 한다라기보다는

우리 아이는 읽기, 쓰기는 괜찮지만

말하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선생님과의 면담시간에

아이가 반아이들 앞에 나와 이야기하는 걸 힘들어한다고 말하자

선생님께서 교실에서 아이가 발표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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