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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아이 키우는 이야기
15화
R U OKAY DAY
당신, 괜찮은가요?
by
로린
Sep 12. 2024
매년 9월 두 번째 주 목요일.
오늘은
호주의 R U OKAY DA
Y
다.
이름 그대로, 가까운 친구, 가족, 동료 혹은 이웃,
가게에서 스치듯 만난 사람에게도
"Are you okay?" 괜찮은지, 잘 지내는지를 묻는 날이다.
R U OKAY
DAY는 2009년,
가빈 라킨 (Gavin Larkin)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가빈의 아버지 베리는 안타깝게도
1995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는데,
아무런 신호도 눈치채지 못했던 가족들이
갑자기 하루아침에 남편을, 그리고 아버지를 잃으면서
너무나도 큰 상처와 죄책감을 가지며 살게 됐다.
이 일을 계기로 가빈은 모든 사람들이
서로 안부를 묻고 힘든 일도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R U OKAY 데이를 만들게 되었다.
아이들의 학교에서는 매년 R U OKAY데이를 기념하며
모든 학생과 선생님들이 노란색 옷이나
노란
액세서리를 하고 학교를
간다.
수업시간에는 서로 R U OKAY를 묻고 답하는 시간을
내 마음이 정말 괜찮은지 마음을 공부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호주에서는 정신건강에 대해서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많은 호주
회사들은
정신상담 무료 세션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생활의 어려운 점은 물론이고,
워라밸의 균형이 어렵고
워킹맘들의 고충도 상담가능하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는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담당해 주시는
Well being
선생님이
계신다.
'학교 가기 싫어요'라는 고민부터
따돌림당하는 아이들까지 상담해 주시고
담임선생님, 부모님과 소통하며
아이가 편안하고 안전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애쓰신다.
코로나 시절에는 전화와 이메일로도 상담을 많이 해주셨다.
나는 "Are you okay?"라는 말은 들을 때마다
마음이 울컥해진다.
아픈 아이를 두고 일하느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낮에는 회사에서, 밤에는 집에서 매일 마라톤 뛰듯 뛰어도
하나도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고 느낄 때,
오랜만에 연락온 친구가 나의 안부를 물을 때,
"Are you okay"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나는 눈물이 글썽해지고 마음이 찡해진다.
어른이 되고, 엄마가 되어보니
누군가 나에게 괜찮은지를 물어봐주는 것이
반갑고, 그래서 더 울컥 해지는 것 같다.
오늘, R U OKAY데이를 보내며
나의 가까운 사람에게
괜찮은지
, 힘든 일은 없는지
물어봐주는 건 어떨까.
R U OKAY데이는
내가 괜찮지 않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는 마음이
복잡한 가시밭길이라도
쓴웃음 지으며 굿~을 외치는 날이 더 많지 않은가.
It's okay to be not okay.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힘들고 지친 마음을 가까운 사람에게
오늘을 계기로 표현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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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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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20년째 생활중. 호주에서 두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워킹맘입니다. 호주에서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 호주에서 직장인으로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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