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호주 아이들에게 인기 폭발한 엄마의 비밀

by 로린

우리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적에, 내 영어는 그리 유창하지 않았다. 그저 일상적인 대화 정도는 할 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늘 부족한 느낌이었다. 아이는 유치원에서 유일한 동양 아이였고, 나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아이가 친구를 만들고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내가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결심은 아이친구의 생일 파티나 유치원 행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나는 아이들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다. 유학생 시절에도 아는 한국 분들의 아이들과 자주 놀아주곤 했는데 마침, 아이들도 나를 잘 따랐다. 그래서인지 나는 호주 엄마들보다 아이 친구들과 친해지는 게 더 쉬울 듯싶었다. 나는 우리 아이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먼저 다가가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그 친구가 말을 걸어오면 아이의 말을 들어줬다.


이건 사실 내가 어린아이들과 자주 놀아주면서 터득한 아이들의 마음을 얻는 나만의 스킬이다. 특별히 스킬이라고 할 것도 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아이가 말을 하면, 그 아이의 두 눈을 지긋히 바라보며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표정으로, "아~ 그렇구나." "아하!" "와, 정말?" 이렇게 맞장구만 쳐주는 거다. 호주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했다. 대단한 영어 단어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그렇구나’라는 말을 아이가 말하는 시제에 맞춰서 이야기해 줬다. 예를 들면, ‘저 이래서 이렇게 했어요’ 하면 ‘Did you?’ 그랬니?, ‘저 이렇게 저렇게 할 거예요’ 그러면 ‘Will you?’ 아 그럴 거니?라고 했다. 내가 그렇게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아이들은 신이 나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물건, 자기만의 상상 속 이야기까지 아주 재밌는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그렇게 몇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줬을 뿐인데 이야기 재밌게 들어주는 아줌마라고 소문이 났는지, 우리 아이와 유치원 행사나 생일 파티를 가면 여러 아이들이 나에게 달려와 재밌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어쩔 땐 너도 나도 동시에 이야기하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얻은 것은 확실했다. 그 덕에 아이들의 부모님들도 자연스레 나와 친해졌고, 몇몇은 "우리 아이와 놀아줘서 고마워요"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렇게 내가 아이 유치원 친구들에게 인기를 끌자, 아이는 자연스럽게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감을 얻게 됐고,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됐다.


나는 깨달았다. 한국아이든 호주아이든, 아이든 어른이든,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어느 나라 사람을 만나든, 어느 연령의 사람을 만나든, 그 사람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어주며, "그랬구나"라고 말해보자. 그런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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