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 For You
오늘 어떤 메시지를 보고 놀랐어.
난 또, 당신에게 온 건 줄 알았지.
5년 전 당신을 처음 만났다는 시스템의 알림 메세지였어.
그럼 그렇지.
이건 그냥 넋두리야.
유일하게 놓친 걸 후회하는 사람,
관계에 실패할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에 대해서 써보려고 해.
지금이라도 토해내고 기억 속에 묻어두는 게 낫다는 걸 알지만, 잘 될지는 모르겠어.
웃는 게 참 예쁘다,
고 생각했어.
아직 첫사랑 때문에 드문드문 눈물이 날 때 당신을 만났는데도 그랬어.
그때부터 나도 모르게 당신을 생각하고 있었나 봐.
5년이 지났는데도 당신의 모습이 잘 잊히지 않는 걸 보면 말이야.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던 모습,
나의 고향이나 사소한 이야기들을 기억해주던 당신의 모습이,
더 이상 모임에 나올 수 없다는 나의 말에 "인재를 놓쳐서 아쉽다"는 당신의 말이
아직도 떠오르는 게 신기해.
난 아직도 당신에게 처음 반한 순간을 기억해.
누군가가 러시아에 다녀왔다고 했을 때,
“안나 카레니나의 나라에 다녀오셨네요.”라 대답했을 때,
누군가에게 빨려 들어갈 수 있다는 걸 알았어.
첫사랑을 겪으며 세워진 내 세계를, 다시 흔들어놓은 사람은 당신밖에 없었어.
아마 당신은 내가 그 말에 반한 걸 죽을 때까지 모르겠지.
내 착각이었을까?
당신이 흔들린다고 생각한 건 내 착각이었을까.
“오늘 귀걸이가 예쁘네요.”라 말하던 당신의 웃는 얼굴이,
우두커니 서 있던 나를 보고 몇 번이나 뒤돌아보던 당신의 심각한 얼굴이,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쳤을 때 나를 보고는 당황하며 굳어버린 당신의 몸이,
그저 착각이었을까?
멀리멀리 돌아서 당신을 만났어.
정말 오랜만에 당신과 어색하게 대화를 나누었지.
당신은 예전 같지 않았어.
아니, 여전히 친절하고 괜찮은 사람이었어.
나이가 어린 나에게 여전히 존댓말을 잘 놓지 않는 사람이었어.
다만, 처음 만났을 때와 조금 달라졌을 뿐이지.
처음 만난 당신은 얼굴에서 빛이 났지만,
그때는 무언가를 견디고 있었지.
도서관에서 무언가를 견디던 당신의 얼굴에는 빛이 없었어.
그래서 나를 정중히 밀어내는 당신에게 다시 다가갈 용기가 없었어.
당신을 처음 만난 지 5년이 지나갔어.
그 사이에 당신은 웃음을 다시 찾았네.
나는 언제쯤 웃음을 찾아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지 모르겠어.
그런 날이 오면 비로소 당신을 잊어 볼게.
그전까지는… 조금만 바보 같이 당신을 떠올리게 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