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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빙 Feb 20. 2020

놀이와 예술 이래서 필요한거구나 싶은 요즘

생산성도 좋고 돈도 좋지만, 놀기도 인생에서 중요해


 고등학교 시절,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학교를 가고 새벽 1, 2시에 오는 일상을 버텼다. 대학교 시절 펑펑 놀고 취업을 위해 피터지게 공부한 후,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였다. 외벌이라는 살면서 생각해보지 못한 상황에 쳐하자, 다시 고등학교 시절만큼 치열하게 살아야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나 블로그를 보면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책을 읽고, 선언문도 읽고 공부도 하고 다들 시간관리 어플이니 노트를 써가며 1분 1초라도 헛되게 쓰지 않아야만 한다고 외치는 듯 했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하나란 생각에 새벽에 일어나는 걸 시도 해보고 하루의 모두를 기록하며 1분 1초라도 헛되게 살면 안된다고 나 자신을 다그쳤다. 티비를 보는 것도 시간 낭비고, 소비는 하지 말고 생산자로 살라는데 왜 그럴까 이렇게 살려고 노력을 할 수록 내 생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별로 소득이 없다. 재미가 없다.


 30분 단위로 내가 뭘 했는지 쓰라는 말에 따라 해보려는데 음..잘 안됐다. 일하고 있는 동안에는 밀려드는 일을 쳐내는 것도 버거웠는데 몰아서 쓰는 것이 뭔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각종 부동산 책을 가까이하고 자기계발서를 열심히 읽고 뭔가 열심히 하는데 잘 안된다. 노력이 부족한건가 뭐가 문제일까 싶어 더 열심히, 열심히 해보려는데 더 이상하게 일이 꼬인다. 의욕은 점점 사라지고 힘만 든다. 다들 열심히 살고 자신이 목표로 한 부자에 가까워지는데 나만 계속 뒤로 밀리는 느낌이다. 우울했다.


 아이패드를 사는 것도 사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살까말까만 한참을 고민하다 사고도 이걸 산 거 이상으로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또 강박에 시달렸다. 결국엔 본전을 뽑기는 커녕 기분만 우울해졌다. 이때 남편이 딱 한 마디 했다.




 제발 그냥 놀아, 생각없이 말이야


처음에는 잘 안됐다.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것도 뭔가 이걸로 돈 벌어야지란 생각을 했고, 뭐든 다 돈으로만 연결지어 생각했다. 그런데 이 그림도 인생의 그 어떤 것도 단번에 되는건 없는거 같다. 뭐 천재도 아니고 그림이랑 담 쌓던 사람이 아이패드 사서 며칠 그림 따라 그렸다고 작품이 척척 그려질리가 없다. 그림이랑 친해져보려고 한건데 ‘돈’과 연관지어 생각하니 재미가 없어 그냥 그냥 따라해보고 있다. 뭘 어쩌겠다는 마음 대신에 오로지 몰입 그림 그리는거 자체에 빠져보려 노력중이다.

유튜버 ding grey 님 강좌 보고 케이크 따라 그리기, 아무런 이득이 없어도 재미가 있다.


 최근에 또 하고 있는건 화성학 공부다. 뭔가 공부해서 나도 작사, 작곡 척척 해내서 부자가 되야지란 마음이였는데 이게 뭐 단박에 되겠는가, 또 마음 급하게 몇 강 공부하다가 말았는데 이번에는 정말 취미삼아 완강을 목표로 슬슬 문제를 풀어보고 있다.


좋은 대학에 가야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 ‘  누가 해준 말을 10대때, 그리고 20 초반에 의심없이 받아들여  이것만을 위해 달렸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제는 ‘20, 30 부자는 되야한다, 빨리 경제적 자유를 얻어야한다.’  말에 사로 잡혀 이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무작정 달리는 기분이다. 달리는 것도 중요한데  달리는지, 어느 방향으로 달리는 지에 대한 고민 없이 달려나가기만 하는게 정말  하는 것인지 요새는  모르겠다. 사부작 딴짓을 하며 재미를 느끼며 놀면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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