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부부가 24시간 함께 있을 때
잠잠해진 줄 알았던 신종 코로나, 하루 새 확진자가 어마어마한 수로 늘어났다. 그러면서 남편과 나는 요새 특별하게 외출할 일이 없으면 24시간 함께 있을 때가 꽤 많다. 이렇게 오랜 시간 함께 있다 보니 노후에는 이렇게 생활하나, 정말 노후를 미리 살아보는 느낌이다. 24시간을 남편과 함께 있을 때가 많다.
코로나 발생 전 남편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겁이 많은 나는 남편이 혹시나 감염될까 싶어 남편에게 집에서 공부할 것을 권유했다. 독서관에 있는 짐을 모두 집으로 옮기고 남편은 거실에서 공부하고 나는 지금 집에 있다. (나중에 또 이야기를 쓰겠지만 현재 나는 집에 있다.) 그리고 우리 집에는 현재 마스크가 거의 없다... 구매하려고 애는 쓰고 있지만 잘 구해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요새 식재료는 마스크 쓰고 밖에 나갈 때 꼭 사오는 편이고 온라인으로 식재료를 배달 시킬 때가 많다.
남편은 공부를 해야하니 24시간 내내 둘이 대화하거나 데이트 하는 기분은 아니다. 남편은 거실에서 자신이 해야 하는 공부를 하고 나는 아이패드를 가지고 안방으로 들어와서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가끔 거실로 나가서 책을 읽고 정리도 한다. 결혼 초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남편은 시간이 없어서 날 혼자 있게 할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시간을 다 메우는 듯, 많은 시간을 한 집에서 보낸다. 밥을 같이 먹고 커피도 마시고 가끔 밖에서 물건을 사야 할 때 함께 산책 겸 다녀오기도 한다. 서로가 보고 싶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30초도 안되는 시간만 이동해서 말을 건다. 각자 할 일이 있기에 그리고 아직은 아이가 없기에 밥만 해먹으면 되는 상황이라 그런지 둘은 싸우지 않고 사이 좋게 잘 지내고 있다.
아직 둘 다 30대이긴 하지만 이런게 노후생활일까란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지금이야 남편이 공부란 걸 해서 삶이 지루하지 않지만, 둘 모두 은퇴를 한 후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 봐야겠다. 같이 할 수 있는 취미는 뭐가 될지, 또 어떻게 지내야 적게 쓰면서도 덜 지루할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