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평소 잘 때 누가 업어가도 안 깰정도로 깊이 자는 사람인데, 요즘 자다가 자꾸 중간에 깬다.
비염도 없고, 수면무호흡증도 없고, 늘 푹 자는 편이라 잘잔다. 그런데 최근 그 이유를 알았다..
어제도 3시쯤 중간에 깨고보니 적막속에 들려오는 노래방같은 마이크 소리.
층간소음..
옆집인지 윗집인지 낮고 두꺼운 남자 목소리가 울린다.
귀기울여 들어보니…
박재정의 '헤어지자 말해요' 그노래였다.
"헤어~지자~ 말해요오오~~~~~~~~~~~~~~~~~~"
처음엔 그냥 노래하나보다 했는데, 매일밤 잘 부르지 않는데도 한곡만 무한 반복. 그리고 그것도 대충 부르는 게 아니라, 완전 열창. 스스로에게 감탄하며 부르는 듯했다.
"어우… 내목소리 미쳤다. 감미롭다. 나 박재정이야?"
새벽인데, 자기 목소리가 좋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심각하다.
처음엔 좀 참아보려 했는데 매일 들려오니, 실리콘 귀마개로 바꿔보기도하고.
내일 출근도 해야하는데 ..!!
-낮은톤, 두꺼운 음색
-감미롭다고 착각하는 진성
-매일밤 같은곡
-가장 클라이막스에 진심
계속되는 층간소음에 별의별 생각이들었다.
1. 유튜브 실시간 라이브 방송 진행 중이다.? (시청자: 0명)
2. 자신을 박재정이라고 믿고 있다.
특히 클라이막스때 소음이 너무 심해진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기도까지했다
"저 팬인데.. 목소리 좀 줄여주세요."
"혹시 박재정 본인인가요? 그럼 라이브 음향조절 좀 부탁드립니다."
"헤어지자 말해요"가 아니라 "노래하지 말아요!!"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데 매번 중간에 깨니 참 쉬운게 없는듯 하다. 으.
또 안타까운거, 내가 박재정의 "헤어지자 말해요" 노래를 참 좋아했는데, 가사도 그렇고 노래도 좋아서 유튜브로도 자주 듣고했는데, 이제 가사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아… 이 노래만 들으면 그 밤의 굵직한 저음이 떠올라…"
이제 더 이상 그 노래를 감상할 수가 없어졌다. 이제 가사가 새벽 층간소음맨이 하는말 같다..
-2월11일 thread에 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