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그를 떠올릴 때면

by La Verna

개인적으로 고기보다는

오이, 상추, 당근같은 신선한 채소들이 반겨주는 식탁을 더 좋아한다.

샐러드를 먹을 때도 소스를 뿌리지 않고, 채소를 한 가득 입에 넣을 때 풀내음이 입안에 퍼지면 뭔가 마음까지 산뜻해지는 느낌이다. 계속 이렇게 먹으면 뭔가 채소에서 힘(ㅋ)이 나와 내 성격도 좀 순하게 만들어줄 것 같다.

채소를 씹을 때 나는 소리가 왠지모르게 마음의 먼지를 털어주는 것 같기도 하고.

채소를 너무 많이 먹다보니

주변에서 "너 피가 초록색 아니야?!" 같은 농담을 듣기도 하고, 채소를 많이 먹는 사람들이 꼭 챙긴다는 약도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먹는다.


“고기도 좀 많이 먹어라”는 말이 들을 때마다,

"쌈채소를 깨끗이 씻어서 먹으면 제가 괜시리 영롱해지는것같아요>0<" 라고 말하며

채소를 섭취할 때의 행복감을 자꾸 설파하게 된다. 요즘 지인들이 간헐적 단식이나 저탄고지, 저속노화같은 유행하는 건강법을 이야기하는데 쉽게 관심을 두지 않게 된다.

내가 음식을 선택할 때 기준은,“조선시대에도 이 음식이 있었나?” 인공적인 음식을 가급적 피하다보니, 가장 심플한 방법을 찾으면서 생긴 기준이다.

새 방식을 접하면 일단 관심을 갖고 호기심 반, 경계 반으로 바라보지만, 마음의 잣대에 맞는 것만 선택하게 된다. 뭔가를 결정할 때 엄청 보수적인 편이다.

"이거 좋대"라는 말도, 그게 정말 나한테도 좋은지 따져보면 늘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다. 그치만 나름 내가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해도, 사실 그 합리성조차도 철저히 ‘나’로 둘러쌓여있다.

나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반영한 '나'라는 틀 안에서 만들어진, 오직 나만을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기준에서 좋더라도,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는 딱 두번만 말하고 말을 아낀다. 나에게는 좋아도, 남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기때문에.

사람들은 이렇게 자기만의 기준으로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며 살아가는가보다. 서로에게 과할 수도, 때로는 허술해 보일 수도 있는 방식으로. 그래서인지 조금 이상해 보이는 방식이라도 이해의 시선을 가져보는게 나름의 배려인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운동가지않는 날 증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