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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모를 믿는다:)

by La Verna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력이 나빠진다는데,
나는 왜 이리도
원래부터 잘 잊을까.
그래서 나는,

늘 적어야 안심이 된다.

대화도, 절차도, 과정도—
메모를 꼭 해야 놓치지 않는다
가끔은 적어둔 게 어디 있는지 몰라
다시 적고, 그걸 사진으로 캡쳐해 둔다
아님 잊을게 뻔하니..

머리는 점점 덜 믿고,
메모는 점점 더 믿게 된다.

다이어리는 낡아가고,
속지는 쌓여가고 있다.
가방이 무거워졌다.

기억을 대신해 메모를 꺼내는데
메모가 늘어난다는 건
기억력이 그만큼 더 후퇴했다는 뜻일까.
그렇더라도
너무 잘 잊어서 쓰는 습관 덕에,
나는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요즘은
알람까지 추가됐다
그래야 잊지 않으니..



나는 내 기억력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메모한다
메모하지 않으면 잊는다

나의 현생 다이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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