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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나 후기를 자주 쓰는 편이다

by La Verna

얼마 전, 나도 몰랐던 나의 한 가지 습관을 발견했다.

나는 리뷰나 후기를 자주 쓰는 편인데.

그 리뷰에 올리는 사진은 늘 보정된 사진이었다.

밝기를 조절하고, 색을 보완하고, 구도를 조금 손보고…

그 과정을 무의식적으로 해왔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그리고 꽤 정성스럽게 남기는 편이다. 습관인 줄 알았다.

하지만 곱씹어 보니, 그건 누군가의 수고로움에 대한 나름 나만의 예의였다.

현실을 미화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현실 속에서 고운 부분을 찾아내 보여주는 일—

그게 내가 사진을 매번 보정하는 이유였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내가 손본 건 사실, 사진이 아니라 감정의 톤이었다.

리뷰는 어쨌는 주관적이지만 정보보다 인상을 남기고 있었다.

그래서 리뷰에는 시간이 걸린다.

뭔가 아쉽거나, 불편한 점이 있었을 때

나는 그걸 리뷰란에 쓰지 않는 버릇이있다.

대신, 생각한다.

내가 판매자거나 사장이라면 어땠을까.

리뷰란의 짧은 한 줄이

하루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보면,

그건 좀 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직접

사장님께 연락을 한다.

“스크래치 없이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번엔 조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러면 정말 자주 뜻밖의 선물이 올때가 있었다.

하나 더 보내주시거나, 다른 제품중에 내가 사려고했던걸 덤으로 보내주시기도 했다.

한 번은 고구마를 샀는데 상태가 좋지 않아 개인적으로 알려드렸더니,

“어차피 남은거 많아서요. 자주 이용해주세요.”

이 말과 함께 두 박스가 덤으로 도착했고,

그러다가 그 인연은 지금까지 친구처럼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하면서는

나는 이런 경험을 꽤 자주 해왔다.

불편을 알리는 대신, 신뢰가 쌓이는 방식으로.

누군가는 답답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내 생활에서 나름 이웃들과 연대 방식이라 믿었던 것 같다.

누군가의 수고로움을 이해하려는 노력,

그 마음을 해치지 않으려는 조심스러운 행동을 고수했다.

그건 내겐 말 없는 응원이고,

돌고 도는 마음의 윤리다.

나는 '내가 남긴 말은, 반드시 돌아온다.'고 믿는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언젠가는 화살이 되어,

날아와서 다시 나를 겨눈다.

나를 찌르거나, 감싸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쏘기 전에 꼭 생각한다.

이 한 마디가

언젠가 내 하루를 찌를 수도, 감쌀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조금은 보정된 온기를 택한다.

그 작은 배려 하나가

먼 훗날, 생각지도 않은 방식으로

다시 내게 도착할지도 모르기에.

마음은 돌고돌아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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