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을 가장한 악의 얼굴

뮤지컬 <종의 기원> (#뒷북)

by Zoey J

▒ One Sentence Review

원작 소설의 내면 독백을 ‘2인 1역’으로 변형한 연출 방식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초반을 몰입감 있게 만든 영리한 선택이었다. 극을 따라가며 보는 것은 긴장감있고 재밌지만 원작이 갖고 있는 힘이 잘 옮겨졌나는 의문.


종의기원_stage.png 뮤지컬 <종의 기원> 무대 사진 (출처 : 제작사 뷰티풀웨이 공식 인스타그램)


★ 별점

구성 - ★★★★★
속도감 있는 전개를 위해 적절히 덜고 적절하게 변형했다. 루즈해질 틈이 없이 속도감있게 진행된다.

음악 - ★★★★☆
인물간의 갈등을 표현하기 위한 탱곡 풍의 넘버들. 전체적으로 귀가 즐거운 노래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가사가 장황하고 어려운 점, 과장된 표현이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어 1점 마이너스.

무대/연출 - ★★★★★
감옥을 연상하게 하는 방에서의 조명, 그리고 테라스에 가득한 새장. 엄마와 이모가 유진을 평범하게 살게 하기 위해 만든 억압된 유진의 세계를 표현. 무대 바닥의 작은 높낮이 차이만으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오가는 방식은 보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종의기원>은 4명의 배우가 끌고 가는 작은 규모의 뮤지컬임에도 안무가 많은 편이였는데, 유진의 내면 세계를 표현한 듯하여 이질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첨언 주절주절

원작인 장유정 작가의 소설을 꽤 흥미롭게 읽었던터라 내면 독백으로 가득차있는 이 소설을 어떻게 무대화를 시켰을까 궁금했는데, 주인공 한유진을 2인 1역으로 바꾼 똑똑한 선택을 보여줬다. 2명의 유진이 대화를 하며 자칫 루즈해질 수 있는 내면 독백들을 속도감있게 연출했다.

장유정 작가의 소설 《종의 기원》에 등장하는 사이코패스 한유진은 어린 시절부터 폭력성을 억누르기 위한 약물인 ‘리모트’를 복용하며, 감정의 기복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우울하고 침잠된 상태로 살아간다. 이러한 한유진의 모습은 이 인물이 사이코패스이며 앞으로 살인을 저지를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상상하기 어렵게 만든다. ‘악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악의 평범성’을 구현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의 젠더프리 캐스팅은 한유진이 지닌 ‘악의 평범성’을 성별의 경계를 넘어 보편적으로 표현해내며 원작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한층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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