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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쓰 Sep 25. 2019

포르투갈 여행 (2): 여행하며 먹는 음식들

시앙스포 교환학생 일기 #9

테마별로 포르투갈 여행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음식과 관련된 글이 하나 있는 이유는! 물론 포르투갈에서 먹은 음식들이 너무 맛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맛집 추천 글로 변질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여행지에 가서 먹는 음식들에 대한 나의 나름의 철학을 녹여내는 글을 써보고자 한다.


나는 여행을 가거나 다른 나라/도시, 즉 서울이 아닌 곳에 갔을 때 그곳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이나 전통 음식을 먹고 싶다. 그래서 교환학생이나 계절학기를 들으러 외국을 갈 때도 한식은 단 한 개도 안 사갔고, 태국을 가면 팟타이와 망고주스, 수박주스를, 베트남에 가면 쌀국수와 분짜, 반미, 분보남보, 하노이 맥주를, 싱가포르에 가면 칠리크랩과 야쿤 밀크티와 카야잼을 바른 토스트를, 홍콩이나 대만에 가면 딤섬과 밀크티를, 뉴욕이나 괌에 가면 스테이크와 맛있는 버거, 피자 등을 맛보고 맛있으면 한 번씩 더 먹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꼭 그래야 하는 이유는 없지만 여행하는 중에 음식에 관해서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을 따르는 편이다. 그 나라의 음식을 먹으면 뒤따라오는 짧은 문화나 역사 이야기가 재미있고 먹은 음식과 관련지어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포르투갈에서 4박 5일 있었기에 (리스본 1박, 포르투 3박) 최대한 포르투갈에서 유명한 음식을 많이 맛보고 오려고 했다. 물론 포르투갈 전통 음식이 아닌 것을 먹기도 했지만, 또 맛볼 음식들은 많이 맛보고 온 것 같아서 후회는 안 남는다. 포르투갈에서 먹은 음식들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뉜다:

1) 해물밥과 빠에야

2) 프란 세지냐 (francesinha) + 바지락, 스테이크

3) 에그 타르트

4) 디저트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5) 주류: 포르투 와인, 샹그리아, 체리 전통주

각각 어디에서 먹은 지와 짧은 감상을 남겨보고자 한다.


1) 해물밥과 빠에야

- 첫날 리스본에서 해물밥과 빠에야는 taverna alfacinha에서 먹었다. (주소: R. dos Sapateiros 179, 1100-577 Lisboa, 포르투갈). The Fork 앱으로 예약을 하고 갔는데, 예약하기 정말 잘했다. 자리가 별로 많지 않아서 돌아간 팀도 많았다. 들어가기 직전에 나온 외국인 노부부가 정말 맛있다며 극찬해서 더 기대되었다. 여기서는 스페인식 빠에야와 해물밥(seafood rice)을 먹었다. 둘 다 너무 맛있었다! 빠에야를 한 번이라도 먹어봤다면 예상가는 맛이겠지만 항구 도시답게 큰 해산물이 듬뿍 담겨 있었기 때문에 최고였다.

- 셋째 날 포르투에서의 해물밥은 adega mercearia bebe se mal에서 먹었다. (주소: R. de Belomonte 96, 4050-452 Porto, 포르투갈) 이 곳은 한국인들한테 이미 유명한 곳인 것 같긴 한데, 현지에서 오래 사신 분께 추천받아서 갔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양하게 많이 있었다. 웨이팅을 좀 하고 들어갔다. 첫날 먹은 해물밥과는 다르게 2인용, 29유로였고 하얀 국물이었다. 안의 왕새우, 홍합, 가리비 등은 최고였다. 배불러서 친구랑 다 못 먹고 남기고 나왔다.


2) 프란 세지냐 (francesinha) + 바지락, 스테이크

또 포르투갈에서 유명한 음식인 프란 세지냐를 먹은 것은 둘째 날! taberninha do manel라는 곳이었다. (주소: Av. de Diogo Leite 308, 4400-111 Vila Nova de Gaia, 포르투갈) 이 곳은 현지에서 오래 사신 분이 사주셨는데, 관광객보다는 현지인이 더 많이 오는 강가에 자리 잡은 분위기가 최고인 레스토랑이었다. 프란 세지냐는 포르투에서 최고 고칼로리 음식으로 유명한데, 그에 얽힌 일화가 있다고 한다. 스테이크 고기, 계란, 빵, 햄, 치즈, 소시지 등을 모두 넣어서 만든 샌드위치로, 비싸지 않은 재료를 많이 넣어서 금방 배부르게 먹어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했다고 한다. 너무 맛있었다!

바지락과 약간의 고수, 프린세지냐
메뉴판과 스테이크(덮여있다)


3) 에그 타르트

포르투에서는 에그타르트를 먹기 위해 두 곳을 갔다.

- fabrica da nata (여기를 두 번 갔다! 더 따뜻했기 때문)

- Manteigaria - Fábrica de Pasteis de Nata

시나몬 가루를 뿌린 에그타르트!

여기는 체인점이다! 똑같이 맛있었는데 좀 덜 따뜻했다. 포르투에서 먹은 에그타르트들은 에그타르트라기보다 커스터드 타르트인 것 같았다. 커스터드 크림 맛이 강하고 약간의 에그 향이 섞여있다고 하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은 맛이었다. 겹겹이 바삭하고 따뜻한 패스트리가 크림을 싸고 있었다. “난 에그타르트 별로 안 좋아해”, “계란 별로 안 좋아해”, “에그타르트가 다 비슷하지 뭐가 특별해”라고 했었는데, 모든 말들이 후회되는 맛이었다.


4) 케밥

케밥을 먹은 곳은 Estambul doner Kebap. (주소: R. de Sampaio Bruno, 4000-065 Porto, 포르투갈) 여기는 추천을 받아서 포르투갈 전통 음식은 아님에도 왔다. 유럽 레스토랑들은 보통 주문을 하고 계산하는 과정이 상당히 오래 걸리는데 오랜만에 패스트푸드 음식점에 가서인지 빠른 주문과 계산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음식은 짰지만 맛있었다.

친구랑 먹은 10번 세트

5) 디저트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디저트는 사실 파리에 너무 맛있는 게 많아서 큰 관심 대상은 아니었다! 그래도 샹그리아로 기분이 좋아진 상태에서 친구와 사 먹은 젤라또는 최고! 맛있게 빠에야와 해물밥을 먹고 맛본 디저트도 최고. 밥을 다 먹을 때쯤 디저트 메뉴판을 달라고 하자, 직접 3가지 초이스를 접시에 담아 보여주셨고 비주얼로 2가지를 골라 먹었다. 성공적이었다.

술마시다 길 가는 길에 먹은 젤라또
첫 날 간 레스토랑에서 먹은 디저트

6) 주류: 포르투 와인, 샹그리아, 체리 전통주

이들은 와인 특별 편에서 더 자세히! 다룰 거다.


이상 포르투갈에서 먹은 괜찮았던 음식들. 유럽에서는 많이 걸어 다녀서 고칼로리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조금 덜 하긴 하지만 좀 많이 먹긴 했다. 이상하게 여행 가면 ‘여행이니까!’하고 많이 먹게 된다. 파리에 돌아가고 싶던 2가지 이유 중 한 가지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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