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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형원 Dec 10. 2019

<사하라를 걷다> 미공개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별  

우리는 종종 태양과 별을 따로 구분하여 말하곤 하지만 태양 역시 알고 보면 별이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자 스스로 빛나는 별인 태양은, 다른 별들처럼 어둠 속에서 반짝이며 자신을 드러내는 대신 온 세상에 빛을 가져온다. 태양이 비치는 곳에는 어둠과 추위가 물러가고, 그 자리에 빛과 따스함이 들어선다.


하지만 그런 태양은 이상하게도 밤하늘의 별 보다 잘 보이지 않는다. 세상에 빛을 가져다주지만 보이지 않는 별이다. 밝을 때 보이지 않는 별이 태양 밖에 없을까.


모든 별은 사실 낮에도 그대로 떠 있지만 우리 눈에만 보이지 않는다.

행복도 태양과 마찬가지이다.

행복이 비치는 곳은 볕이 잘 드는 마당처럼 꽃도 나무도 잘 자란다.

밤새 추웠던 마음은 덥혀주고 얼어붙은 곳들은 녹여준다.

그런데 막상 어디 있는지 가리켜 보라고 하면 찾기가 어렵다.


우리가 그런 태양의 존재를 눈여겨볼 때는 딱 두 순간이다.

태양이 세상에 빛을 가져다주며 태어나는 일출의 순간과,

다시 그 빛을 거두며 사라지는 일몰의 순간이다.

일상에서는 그마저 볼 여유가 없어서 바다나 산으로 여행이라도 가서 맘먹고 기다려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 때마다 경이롭다고 느끼는 것은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토록 많은 이들이 올해 처음 떠오르는 태양을 보겠다고

새해 첫날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는 추위 속에서 오들오들 떨며 기다리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는 새로운 결의를 다시고 지는 태양을 보면서는 지나간 과거를 회상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일출 혹은 일몰이 끝나면 모였던 사람들은 모두 산산이 흩어진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태양의 존재를 잊는다.


행복도 마찬가지이다.

모두들 행복이 도래하는 순간과 행복이 사라지는 순간은 인지하지만,

행복이 머물고 있는 순간에는 그 존재를 잊는다.

별이 낮에 보이지 않아도 항상 떠 있듯,

행복 역시 내 눈에 지금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게 아닌데 말이다.


별을 따라 걷는다는 것.


그건 별이 보일 때뿐 아니라

보이지 않을 때도

존재한다고 믿고 걸어가는 걸지도 모른다.



*** <사하라를 걷다> 초고에는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책에 들어가지 못한 글입니다. 책이 3쇄를 찍게 되면 들어갈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에서 공개합니다. ^^  


1.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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