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
넌 그 사람들을 보지 못하지만
어쩌면 보려고 하지 않는지도 몰라
물론 모두가 다 너를 사랑하는 건 아니야
어쩌면 네가 원하는 건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일지도
그래서 매번 힘들어하는지도.
하지만 기억해
널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것을
그가 말했다.
오늘은 우리가 처음 만난 지 십오 년이 되는 날이다. 십오 년. 만 스무 살에 만나 삼 년 전 결혼하기 전까지 수많은 이별과 만남을 반복했다. 상처도 사랑만큼 많이 주고받았다.
순진하게도 모든 게 가능하다고 믿었던 때에 만나서. 더 이상 삶의 가능성을 무한하게 보지 않는 나이가 되었지만. 대신 한 사람 안에 평생을 보내도 깊이를 가늠하기 힘든 무한한 우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가지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뿌리는 더 깊숙이 내려가는 것처럼. 사랑은 뿌리 깊은 나무가 되었다.
그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모든 사람도
많은 사람도 필요하지 않다고
단 한 사람
너만 지금처럼 나를 사랑해 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