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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희 Oct 30. 2024

찾고자 하는 사람은 결국 찾게 된다.

제주도 싱잉볼 워크숍

"춤추는 별 잉태하려면
반드시 자신의 내면에 혼돈을 지녀야 한다."

니체 책에서 발견했던
이 문장이 떠올랐다.



제주에서 진행된 싱잉볼 워크숍 3일 동안
오롯이 내면의 소리에 집중했다.

말하자면, 이번 수업은 재수강이었는데
그럼에도 또다시 신청한 건
처음에는 "싱잉볼 오션 테라피" 때문이었다.


제주 바다에서 파도를 느끼며

싱잉볼 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그러나 10월의 바다는

우리에게는 너무 추웠다......


갈아입을 옷을 미처 가져오지

스킨 스쿠버 수트(?)를 빌려 입은 나와 달리

다른 분들 몸서리를 치며 추워하셨다.


발을 모은 분께서 특히 추위를 많이 탄다고 하셨다 ㅎ


"날이 추워서~ 짧게 진행해서
도희 씨, 아쉬워서 어째요? "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나를 쌤께서 달래주셨는데
사실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저 핑계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ㅎ

앞뒤로  생방송 일정이 있는데도 한걸음에 달려간 건 "이건 무조건 가야 해!"라는 강력한 이끌림이었다.


비록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는 몰랐으나
계속 그걸 찾아가고 있었으니
그곳까지 가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거기에 있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었다.



3일째인 마지막 날 "마더피스"라는 여성주의 타로 카드를 처음 접했데, 나는 "Ace Cup"이라는 걸 뽑았다.



"나는 지금 뭐에 집중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가슴에 품고 고른 카드였다.

내년에는 다시 변호사 일을 시작할 것 같은데...
내가 변호사인지 방송인인지 강사인지
나는 세상의 잣대로 나를 설명하기가 참 어렵다.

함께 싱잉볼 수업을 듣는 분들께
나의 혼돈을 털어놨는데

진심으로 몸과 마음이 평안하길 바라는 말씀들을 해주시니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안전하다고 느끼는 그 공간 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함께 연결되었다.


분수대, 호수와 바다가 모두 물줄기로 연결된 듯한 카드.

각자의 고민을 듣고 나서 카드를 바라보며 떠오르는 느낌을 공유했다.


굉장히 우아하게 날고 있잖아요.

자유로워 보이기도 하고요.

분수대처럼 보이기도 하고 호수처럼 보이기도 하고 바다 같기도 한데요. 어느 시점에 뛰어들어도

다 같은 물줄기로 연결되어 있네요.


세상이 도희 씨를 뭐라 부르든 그냥 도희 씨는 도희 씨일 뿐이잖아요. 자유롭고 우아하게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다. 나는 그저 나일뿐이다.
그리고 그마저도 "이것이 참 나"라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없다.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알듯 모를 듯한(?)
그럼에도 너무 좋은 말씀들을 들으며
그동안 세상에 시달린 마음과 감각을 정화했다.


사물은 고유의 주파수를 갖고 있으나 사람은 고정 주파수가 없다고 한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에너지를 주고받는다.  


설렘과 떨림으로 서로를 마주할 때 울림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공명을 느낄 때 온전히 충만하다.


의식은 빛보다 빠르다. 내가 어떤 의도와 마음을 담는지가 중요하다. 감정적으로 충만한 이 상태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은 일으킬 수 있지만 변하고 사라진다.

영원히 머무를 수는 없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자.


수업이 다 끝나고 연희 쌤께서 나를 꼭 안아주셨는데 그 품 속에서 차오르는 뭔가를 느꼈다.


흔들리면서도 나아가고 있으니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하며 믿어줘야겠다.


함께 마음을 나눠준 분들 모두,
공간을 내어주시고 갈아입을 옷이 없던 나에게
수트까지 빌려주신 원장님,
요가원에서 숙소까지 가는 길이  가로등이 없고 어둡다며 픽업해 주신 숙소 사장님까지
모두 모두 감사했다.


그리고 이렇게 오랜 기간 떨어진 건 처음이라
너무 힘들다고 노래를 부른 남편, 늘 고맙고 사랑해♡

집 나가면 고생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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