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혹시 집행유예기간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많은 분들이 법원으로부터 선처를 받아 구속은 당하지 않지만 일정 기간 조심해야 되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이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어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기간 내에 법적으로 물의를 빚는 행동을 저지를 경우 엄벌에 처해진다는 점만 명심할 필요가 있는데요.
집행유예는 유죄 판결 내린 뒤 형의 선고를 함에 있어서 다양한 정상참작 사유에 의하여 일정한 기간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제도입니다.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하여 가혹한 국가형벌권을 행사하는 것보다 개과천선을 바라며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에 해당했는데요. 즉 선처를 조건으로 집중적인 감독을 받는 일종의 자숙기간을 부여하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유예기간 중 다시 위법행위를 저질러 그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무사히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선고한 유죄의 판결은 실효가 이루어지고 효력을 잃게 됩니다. 다만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선고를 받은 자가 유예기간 중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집행유예의 선고는 효력을 잃고 즉시 형의 집행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집행유예기간 중에는 과거에 저지른 범죄와 동일범죄뿐만 아니라 어떠한 범죄도 저지르지 않도록 법을 철저히 준수하며 살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거 법원이 내려준 선처를 감사해하며 모범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런데 만약 집행유예기간 중 준강간죄를 저질렀다면 처벌은 어떻게 될까요?
참고로 형의 집행을 유예한 기간 중에 법을 위반할 경우 다시 집행유예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형사절차가 진행 중에 유예기간이 경과하여 다시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는 상황이 오더라도 법원은 자숙기간 내에 법을 경시하는 태도를 문제 삼아 실형을 선고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편에 해당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준강간죄는 피해자가 술이나 약물 등에 취하여 항거불능에 빠진 상태를 이용해 간음하는 범죄를 말하며 법정형은 벌금형 없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유죄로 판단되어 검사가 기소를 한다면 벌금형이 불가능하기에 무조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떠한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법률에 정해진 법정형의 범위 내에서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판사는 아무리 엄벌 혹은 선처를 결정하고 싶어도 법정형의 범위를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는데요. 따라서 벌금형 규정이 없는 준강간죄의 경우 집행유예기간 중에 벌어진다면 검사의 기소로 형사소추가 이루어진다면 무조건 징역형의 실형 선고가 불가피했습니다.
그렇기에 집행유예기간 중 준강간죄로 구속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혐의, 무죄가 가능한 상황이 아닌 이상은 무조건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런데 초범도 구속을 시키는 범죄를 자숙기간 내에 저지른 상황에서 검사가 이렇게 이례적인 선처를 쉽게 할 리는 만무합니다. 하지만 절박한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겠지요.
그런데 제가 집행유예기간 중 준강간죄를 저지른 사례에 대해 징역이 아닌 기소유예로 방어한 성공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건초기부터 많은 준비를 마치고 적극적으로 대응을 한 결과 검찰 단계에서 기소를 유예받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는 일에 성공했던 것인데요. 이 어려운 결과를 도대체 어떻게 얻을 수 있었을까요? 지금부터 그 비결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의뢰인 H 씨(30대 남성)는 과거 이종범죄로 인해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H 씨는 예전 직장동료였던 L 씨(20대 여성)를 만나 술을 마시던 중 L 씨가 크게 취하자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가지게 되었는데요. H 씨는 L 씨의 명시적 동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순간적으로 음심이 생겨나 이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이라고 후회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후였지요.
당연한 일이었지만 L 씨는 다음날 일어나 H 씨를 고소하였고 H 씨는 집행유예기간 중 준강간죄 혐의로 입건이 이루어져 구속영장 발부까지 검토가 이루어질 정도로 사안이 위중했습니다. 처음에는 기소유예와 같은 결과는 꿈도 꾸기 힘들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는데요. 그러나 H 씨는 포기하지 않았고 반성하는 자세로 저와 함께 끝까지 최선을 다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H 씨의 행동은 결코 용서받기 힘든 중대한 잘못이지만 당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상대방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는 생각에서 벌어진 우발적 범행에 불과하고 현재는 깊이 후회하며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소명했습니다. 실제로 처음에는 합의의사가 전혀 없다던 피해자 L 씨도 H 씨의 진심 어린 반성에 마음이 조금씩 움직였고 최종적으로는 용서를 받는 일까지 성사될 수 있었는데요.
또한 H 씨가 이대로 형사소추가 이루어져 재판에 넘어갈 경우 집행유예 실효로 매우 장기간의 복역을 마쳐야만 출소가 가능한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음을 상세히 언급했습니다. 따라서 계획적이고 악의적 범죄가 아니며 여러 자발적인 개선 노력을 감안할 때 재범 가능성도 없기에 여러 유리한 양형사유를 갖추고 있는 H 씨에게 부디 단 한 번의 자비인 기소유예의 선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변론했는데요.
이에 검사는 집행유예기간 중 준강간죄를 저지른 이상 징역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지만 책임에 비해 너무나 가혹한 형벌이 내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고 여러 선처의 사유를 고려한다며 매우 이례적인 ‘기소유예’ 처분을 결정하였고, 이것으로 무사히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H 씨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H 씨는 누구보다도 모범적으로 착실히 살아가며 지금도 저에게 꾸준히 안부 인사를 전해오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 유혹에 흔들리는 순간에는 항상 그날에 느꼈던 절망감을 잊지 않으며 마음을 바로잡는다는 말도 자주 했는데요. 여러분들도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를 생겨날 수 있으니 용기를 잃지 마시고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를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