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폭행죄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 휴대란?

판례의 입장

법은 다양한 권리들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도 사람의 신체와 생명은 가장 중요하게 보호하는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폭행죄와 상해죄는 사람의 신체를 보호법익으로 삼고 있고 사람의 신체를 침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에 해당합니다. 정당하지 않은 사유로 사람의 신체에 위해를 가한다면 법에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런데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을 저지를 경우 행위 방법의 위험성을 감안하여 형을 가중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에 정해진 ‘특수폭행죄’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형법 제261조 특수폭행죄는 사실상 사문화된 규정이고 실무적으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적용 죄명을 가리지 않고 관행적으로 함께 묶어 특수폭행죄라는 명칭을 두루 사용하고 있는 편입니다.     

그런데 특수폭행의 객관적 구성요건인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인 경우는 다수인의 집합이  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위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대략 알 수 있을 텐데요. 그런데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라는 대목은 다소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습니다. 어느 정도의 수준이어야 특수폭행죄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부터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과연 특수폭행죄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대답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날카로운 도검을 이야기하는 분들부터 펜이나 연필 같은 필기도구도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냐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아래에서 이야기를 더 본격적으로 해보겠습니다.     

법에서는 위험한 물건에 대하여 그 물건의 객관적 성질이나 사용방법에 따라서 그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할 수 있는 일체의 물건을 말하고 있습니다. 물건의 용도가 무엇인지는 따지지 않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할 수 있는 물건이면 위험한 물건에 속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을 살상하는 총과 도검이 아니더라도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진 각종 공구, 망치, 가위, 유리병, 차량, 화학약품, 애완동물 등도 그것이 사람의 생명 및 신체에 해를 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사람을 다치게 하는 목적으로 사용되었다면 위험한 물건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위험한 흉기를 휴대하였다는 부분에서 휴대에 대한 개념으로 범행 현장에서 그 범행에 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흉기를 소지하거나 몸에 지니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지 그 범행과는 전혀 무관하게 우연히 이를 소지하게 된 경우까지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한 바가 있습니다(대법원 1990.4.24. 90도401).     

그 밖에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를 확인하면 쇠파이프로 구타를 당하면서 근처에 있던 각목으로 상대방을 때린 경우, 당구공으로 상대방의 머리를 가볍게 친 경우, 소화기를 상대방에게 집어던진 경우에서 각 물건 등을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가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여성들이 많이 신는 '하이힐'의 경우 당시 범행 경위와 방법 등을 감안하면 사람을 실명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있었던 만큼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있다는 판례도 존재합니다.     

이처럼 위험한 물건에 대한 평가는 당시 여러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 그 물건의 본래 목적을 떠나 다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에 이르렀다는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면 정확한 법률상담을 통하여 자신의 혐의에 대하여 다퉈보는 방법도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실무적으로 이와 같은 문의가 많아 오늘 이 시간에 설명을 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