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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무법인 세웅 Oct 24. 2021

점유이탈물횡령죄, 타인의 물건을 우연히 주웠다면?

처벌과 전과


자신이 작은 실수라고 생각했던 행동이 자신을 범죄자로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오늘 이야기할 내용이 그렇습니다. 긴 이야기보다 아래에서 필자에게 상담 요청을 했던 한 학생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던 K군은 자신의 옆자리에 떨어져 있는 휴대폰을 발견하였습니다. 누군가 놓고 간 것으로 보이는 휴대폰을 발견하고 잠시 고민을 하던 K군은 이를 주워서 들고 간 사실이 있었습니다. 처음 휴대폰을 발견했을 당시에만 해도 이를 가까운 경찰서나 지구대에 전해주고 갈 생각이라고 했었으나 K군은 바쁜 시험기간이라 까맣게 잊고 지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휴대폰을 줍고 1달 정도 시간이 지났을 무렵 K군은 OO경찰서 생활안전계 생활범죄수사팀이라는 곳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내용은 휴대폰을 누군가 훔쳐갔다는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조사를 하다가 K군이 이를 습득하고 돌려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므로 경찰서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제야 K군은 잊고 지내던 주운 휴대폰이 떠올랐고 당혹스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경찰서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K군은 자신은 나쁜 의도가 없었고 그저 휴대폰을 줍고 잠시 바쁜 시험기간으로 인해 경찰서에 찾아갈 기회를 놓쳤을 뿐이라고 해명하였습니다. 하지만 K군을 조사하는 경찰관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의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했을 뿐입니다. 결국 K군은 점유이탈물횡령죄로 3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대학생인 K군은 취업도 하기 이전에 이처럼 자신에게 전과기록이 남았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꼈다고 말하였습니다.”     




당시 K군의 사례는 K군이 휴대폰을 줍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전원을 껐으며 습득한 휴대폰을 가까운 지구대에 전달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약 한 달간 그러지 않았다는 사실이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며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는 근거로 유죄로 판단해 벌금 30만 원의 처벌을 가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찰나의 실수로 K군은 점유이탈물횡령죄라는 전과기록이 남게 된 것이죠. 이처럼 타인이 실수로 흘린 물건을 습득한 이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범죄가 성립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형법 제360조 제1항은 

유실물표류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

매장물을 횡령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유실물표류물매장물 또는 점유를 이탈한 재물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먼저 점유를 이탈한 재물은 점유자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그 점유를 떠난 물건을 말합니다. 점유이탈물의 대표적인 사례가 유실물, 표류물, 매장물을 뜻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어서 유실물, 표류물, 매장물은 무엇일까요?     


유실물은 잃어버린 물건 또는 분실물을 말하며 점유자의 의사에 의하지 않고 그 점유를 벗어난 물건을 말합니다표류물은 점유를 이탈하여 하천 또는 바다에 떠서 흐르고 있는 물건을 말합니다매장물은 토지해저건조물 등에 포장된 물건을 말합니다.     


이처럼 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가 점유이탈물횡령죄입니다. 소유권을 보호법익으로 삼고 있고 이러한 잘못을 저지를 경우 형벌에 처해지는 엄연한 범죄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이러한 의사가 있다는 점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위 K군의 사례처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따져보게 됩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상식에서는 K군이 불법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충분히 볼 수 있었기에 점유이탈물횡령죄에 대한 유죄를 피해 갈 수 없었던 것이죠.      


다만 아쉬운 점은 K군이 설사 유죄를 인정받더라도 선처를 받을 사유를 충분히 증명하였다면 검찰로부터 기소유예라는 불기소 처분을 받아내 전과기록을 남기지 않는 방법도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만약 K군이 자신의 실수를 가볍게 취급하고 해명만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오판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법률상담을 통해 대응을 하였다면 지금처럼 전과기록을 남기지 않을 방법도 충분히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 이야기처럼 아무 생각 없이 남의 물건을 주운 이후에 이를 그대로 들고 가는 실수를 저지른다면 점유이탈물횡령죄라는 범죄가 성립하여 처벌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누군가 흘리고 간 물건을 발견한다면 그 즉시 가까운 지구대 및 경찰서에 방문하여 돌려줄 수 있도록 주의하길 권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다소 정이 없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아예 신경을 쓰지 않고 지나치는 편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지 않는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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