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웃에 사는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한 50대 남성 A가 강간미수죄로 입건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A는 아침 시간 출근하던 여성 B의 입을 수건으로 막고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려고 행동하였는데요. A는 경찰 조사에서 성관계를 목적으로 B를 납치하려고 시도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결국 성범죄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 되어 강간혐의를 받게 되었고 중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당사자가 처음 어떻게 진술하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범죄나 형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미수범죄처럼 범행을 완성하지 못한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도가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위 50대 남성처럼 한 번 잘못된 진술을 하는 경우, 제대로 항변하거나 다퉈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무거운 처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런 일은 강간미수죄와 강제추행죄를 구분하는 문제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남성 X가 여성 Y의 어깨를 힘으로 주무르기 시작하였다고 해보겠습니다. 실제 성관계에 이른 것은 아니고 성적 의미의 신체접촉이 이루어진 것뿐이므로 강간죄의 실행착수를 한 것인지, 아니면 강제추행에 불과한 것인지는 순전히 그 시점의 가해자의 의사에 달려있습니다.
X가 어깨를 누르는 것으로 Y의 반항을 억압하고 간음을 하려는 의도였다면 강간행위를 시작한 것이고, 그저 어깨를 주무르려는 의도였다면 단순히 추행행위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건을 저지른 본인 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이 의사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라서 결정되는 구조인 것이죠.
겉보기에는 차이가 없는 행위처럼 보이지만 법정형으로 정해진 형량에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강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징역형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강제추행인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실무적으로 강제추행과 달리 강간은 특별한 선처의 사유가 없다면 대다수가 구속을 당한다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는데요.
더욱이 이 법정형의 차이가 강간혐의를 받지 않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법원은 법정형의 범위 내에서만 형벌을 결정할 수 있으므로 강간으로 기소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됩니다. 공무원이나 기타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인 경우에는 미수라고 해도 강간으로 기소된다면 무죄 혹은 선고유예가 아닌 이상은 직업을 상실하게 됩니다. 미수죄로 감형을 받아 집행유예를 선고받더라도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것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즉, 초기 수사단계부터 간음, 성관계를 할 고의는 없었다는 것을 주장하여 혐의를 어디까지나 강제추행에 불과한 것으로 국한시킬 필요가 있겠습니다. 혹시 강간 범행의 실행 착수 시기는 성기를 삽입하기 직전이라고 생각하거나, 반항을 억압하면서 신체를 만지기 시작하는 정도였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틀렸습니다. 지금 문제가 발생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생각을 고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인식과는 달리 대법원은 강간죄의 실행의 착수 시점을 실제 성기 삽입 행위가 시작될 때로 보지 않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강간할 목적으로 억압하고 옷을 벗기려 시도하거나, 흉기를 보이며 위협하는 단계에서 이미 강간죄의 실행착수에 있었던 것이고, 다만 결과적으로 간음에 이르지 못하였다면 강간미수죄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폭행 시점에 간음의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가 죄명을 가르는 결정적인 기준이므로 사건 초기 진술을 하기 전에 사실관계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잘못된 말 한마디와 진술 하나가 스스로의 범행을 자인하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경찰조사 단계부터 회유나 유도심문에 주의하며 미리 충분한 준비가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부인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간음의 의사가 없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지가 중요한데요. 위 50대 남성처럼 추행과 함께 납치하려고 하였다면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하였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고, 무턱대고 의사를 부인하다가는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반면, 신체부위를 1회 만진 것에 그쳤던 경우에는 간음의 고의가 부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객관적으로 간음할 수 있는 정황이나 사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준강간미수죄와 같은 혐의에서는 피해자가 이미 정신을 잃고 있는 상황이므로 단 한 번의 신체접촉만으로 강간의 실행착수를 하였다고 지목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앞서 본 대로 강제추행과 강간에는 법률적 평가에 매우 큰 차이가 있고 미수와 기수도 매우 중요한 요소에 해당하므로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도록 성범죄 전문 변호인의 입회 하에 진술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변호사의 조력 없이 최대한 서둘러 진술하는 것이 유리한 것이 아니라, 변호사의 조력을 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입장을 정리해서 정제된 말로 진술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하고 매우 중요하다는 말인 것이죠.
혹시, 강간 범행의 실행착수를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미수에 이르게 된 원인을 최대한 유리하게 인정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수범죄는 다른 사람의 방해나 저항으로 범행을 완수하지 못한 장애미수, 스스로 범행을 중지한 중지미수 중 어느 것인지에 따라 형사처벌 정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장애미수라면 법관은 형량을 임의적 감경하게 되고, 중지미수라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여야 합니다. 장애인지 중지인지 여부에 따라 형량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므로 가능한 한 중지미수가 인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중지미수에 해당하는 가장 대표적인 유형이 피해자의 부탁을 받아들여서 실제 성관계에 이르지 않은 경우입니다. 실제 사건 당시에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발생한 구체적 사건을 어떻게 잘 진술하는지, 피해자와 어떻게 협의가 될 수 있는지에 따라서 장애미수인지, 중지미수인지가 달라질 수 있고, 이러한 차이는 형량에서 매우 큰 차이를 불러오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다양한 성범죄 중에서도 강간죄는 가장 중대범죄로 취급하며 엄벌을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무죄를 섣불리 주장하다가 유죄 인정이 될 경우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열에 열은 구속을 당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강간미수죄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기수범과 달리 선처를 받는 것도 아니므로 안일한 판단을 기초로 잘못된 대응을 한다면 무거운 형사처벌이 내려질 수밖에 없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인생을 무너뜨릴 수 있는 중대사를 혼자서 대응하기보다는 성범죄 전문 법조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