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집행방해라고 하면 보통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거나 멱살을 잡는 장면, 단속 경찰차를 들이받고 도주하는 장면처럼 폭행이나 물리력 행사만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 공무집행이 문제 되는 사안을 보면 이런 폭력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형태의 행위가 문제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공무원에게 모든 사실을 솔직히 다 말하면 너무 불리해질 것 같아서 다른 진술을 하지 않은 것뿐이라고 변명할 수 있지만 수사기관은 이것을 속이는 행위 즉 ‘위계’라고 하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게 됩니다. 이런 사건들 상당수가 처음에는 '그냥 대충 둘러댄 것뿐이다',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 몰랐다'라고 변명하나 사안 자체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쉽게 말해 공무원이 정당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속임수를 써서 방해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범죄 성립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공무원이 수행하는 적법한 직무를 대상으로 하여야 합니다.
둘째, 이를 속이기 위한 적극적인 기망행위, 즉 위계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 위계로 공무집행이 현실적으로 방해되거나 현실적으로 방해될 위험이 발생하여야 합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실질적으로 공무집행이 현실적으로 방해가 되었거나 방해될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여부입니다. 기본적으로 공무원이 담당하는 업무가 심사나 검사 또는 수사 관련 업무로서 사실관계 확인과정에서 당사자가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관련 사실을 허위로 진술하여 실체적인 진실 발견을 방해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유죄인지 무죄인지 여부가 달라지게 됩니다.
실제 사건을 보면 가장 자주 등장하는 유형이 교통단속, 특히 음주단속 과정에서 벌어집니다. 예를 들어, A가 술을 마신 뒤 차량을 운전하다 음주운전으로 단속될 위기 상황에 처했다고 해보겠습니다. A는 자신이 직접 운전했음에도 음주단속 지점이 가까워지자 동승자이자 술을 마시지 않은 B와 급히 자리를 바꿔 앉고, B는 그 뒤 적극적으로 자신이 운전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경찰은 처음에는 이를 믿고 B를 상대로 음주측정을 진행했고 음주운전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차량이 A의 명의로 등록이 되어 있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관은 블랙박스 녹음을 통해서 실제 운전자가 A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B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혐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B는 수사기관으로서는 진실을 발견해야 할 의무가 있고, 자신의 행동은 방어권을 위해 수사를 약간 방해하는 정도에 그친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는데요.
수사기관이 불충분한 수사에 의해서 진범을 발견하지 못한 경우라면 죄가 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피의자가 다른 사람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허위의 증거를 조작하여 제출하였고 그 증거 조작의 결과 수사기관이 그 진위에 관하여 나름대로 충실한 수사를 하더라도 제출된 증거가 허위임을 발견하지 못하여 잘못된 결론을 내리게 될 정도에 이르렀다면, 유죄가 된다는 논리하에 B에게 징역형의 실형 선고를 하며 엄벌을 결정하였습니다.
결국 실제로 업무를 방해받을 정도에 이르렀는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잘못된 변명과 대응방식은 끝까지 반성하지 않고 공권력을 우롱한다는 이유로 엄벌을 받을 가능성을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알려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혐의는 단순한 음주운전 관련 혐의뿐만 아니라 심사를 통해 내려지는 인허가와 관련해서도 등장합니다. 불법건축물 단속과 관련된 사건을 보겠습니다. X는 건축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증축 공사를 진행하다가 구청 공무원들의 단속을 받을 것이 우려되자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다른 건축허가서를 편집해 마치 자신 건축물에 대한 허가가 난 것처럼 서류를 꾸몄습니다. 이후 현장 점검을 나온 공무원들에게 이 허위 서류를 제시하며 '이미 허가를 받은 공사이고 담당 공무원도 알고 있다'라고 허위의 설명을 하였습니다.
처음 단속에 나선 공무원들은 서류 외관만 보고 실제 허가 여부를 즉시 확인하지 못한 채 현장에서 철수하였습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라고 X가 제시한 서류가 허위 서류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X는 건축법 위반뿐 아니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혐의로도 기소되었습니다. X는 실제로 공무원의 공무수행이 방해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변명하였지만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X의 행위에 의해서 공무가 방해되었다고 판단하고 X에게 유죄를 인정하였다고 합니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혐의에서는 위와 같은 사례를 참고하여 우선, 본인의 행위가 단순한 거짓말·변명 수준인지, 아니면 허위 서류 작성·좌석 바꿔 앉기·제3자 동원·허위 신고 등 적극적인 상황 조작에까지 나아갔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문제 삼는 위계의 내용과 공무집행방해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진술을 위해 출석하는 것은 아무런 무기를 가지지 않고 전쟁터에 나서는 것과 동일합니다. 자신이 한 행동은 일반적인 범위에서 허용되는 것으로서 공무원의 공무가 방해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지적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혹시라도 공무수행에 상당한 혼선이 발생한 상황이고 유죄가 명백하다면 무리한 방법으로 무죄를 주장하기보다는 양형사유를 주장하여 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다른 범죄 전력이 없으며, 순간적인 판단 실수로 저지른 일이라는 점이 뒷받침된다면, 여러 양형사유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경우 기소유예나 벌금형 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형량을 최대한 낮추는 것을 노리는 방식으로 변론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 현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