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의 한계 Part 3.
공교육과 의료제도, 지역사회의 여가시설, 노년층을 위한 연금과 복지 혜택은 모두 역사적으로 결정된 ‘관습’을 구성하며, 이러한 관습은 사회의 기본적인 틀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관습들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점진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각각의 분야에서 현대 사회의 요구와 기대를 반영하기 위한 정책적 조정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의대 정원 증가 정책에 대한 논란은 이러한 관습적 발전에 비추어 다양한 측면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
첫째, 의대 정원 증가 정책은 의료 서비스의 질과 접근성 향상을 목표로 하지만,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서 이러한 목표가 자동적으로 달성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의료 서비스의 질은 의사의 수뿐만 아니라 교육의 질, 의료 인프라, 그리고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의대 정원을 증가시키는 것보다는 의료 서비스 전반에 걸친 질적 개선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둘째, 의대 정원을 증가시키는 정책은 의료 인력의 지역적 분포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의료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 의사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은 단순히 의사의 수를 늘리는 것 이상의 복잡한 문제이다. 의료 인력의 지역적 분포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무 조건, 생활환경, 경제적 인센티브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선행되어야 한다. 의료인력의 지역 재배치를 유도하기 위한 지역별 의료 인센티브 차등화 정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셋째, 의대 정원 증가는 교육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학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고, 직업적 사명의식을 더욱 필요로 한다. 이 같은 특수성이 결합된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교육 자원과 인프라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정원을 무리하게 확대할 경우 의대를 선호하는 경향으로 인해 더 많은 이공계열 인재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경쟁하게 될 것이고, 이는 특수한 목적의 사 교육을 더욱 확대시키게 될 뿐만 아니라 교육전반의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의료 서비스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넷째, 의대 정원 증가 정책은 재정적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의대 교육은 고비용을 요구하는 분야이며, 정원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재정적 투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재정적 부담은 결국 국가나 지역사회, 또는 학생들에게 전가될 수 있으며, 이는 다른 중요한 사회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
물론, 장점도 존재한다. 의료서비스의 접근성 향상, 의료서비스 질 향상, 의료 인력 부족해소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은 단기적인 측면에서 고려될 수 있을 뿐이라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의대 정원 증가 정책은 단기적으로 의료 인력의 수를 늘릴 수는 있으나, 의료 서비스의 질적 개선, 지역적 분포 불균형 해소, 교육의 질 유지, 재정적 부담 등 여러 측면에서 좀 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가 따른다. 따라서, 정책을 추진하기 앞서 위와 같은 각 문제들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와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