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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무법인 미션 Jun 27. 2022

이직을 고려할 때 꼭 확인해야 할 것들

- 이 글은 법무법인 미션의 변호사들과 스타트업 포레스트가 만드는 뉴스레터 '로스규이'의 6월 27일 월요일 발행분입니다.

스타트업 전문 로펌의 변호사로서, 더욱 많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매주 월요일에 레터를 무료로 보내드리고 있어요. #로스규이 신청하기 링크

- 변호사의 관점으로 한 주간 스타트업 씬에서 일어난 일 혹은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알면 좋을 법률 지식을 먹기좋게 구워드려요!

기존에 발행된 레터는 #여기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로스규이에서 오늘은 '이직을 고려할 때 꼭 알아야 할 것들’을 노릇노릇하게 구워드려요.




로스규이 보는데 아직도 퀴즈를 안 풀어본 구독자가 있다?



로스규이 팀이 야심차게 준비한 두번째 이벤트


인스타 계정이 없어서 공유가 어렵다는 피드백이 있더라구요. 페이스북과 카톡 참여도 추가했어요. 퀴즈 풀고 편하게 공유해주세요 :)


                                                       로믈리에 퀴즈 보러가기




안녕하세요, 변호사 O입니다.


벌써 올해도 절반이 흘렀어요. 독자님은 지금 다니고 계시는 회사, 만족하시나요?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도, 갸우뚱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이직'! 이직을 고민하고 계시는 로스규이 독자님들을 위해 준비했어요.



얼마 전, 모임에서 만난 분께서 "너무 좋은 조건으로 이직 제안을 받았는데, 기존 계약서에 경업금지가 걸려있어서 이직을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거예요.



로스규이 구독자님들도 이런 말 못할 고민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이직을 고려할 때 확인해야 할 계약서 조항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에피타이저 | 퇴사제한 VS 겸업금지 VS 경업금지


퇴사제한, 겸업금지, 경업금지! 얼핏 보기엔 다 비슷해보이는데요. 무엇이 서로 다를까요?


1. 경업금지란 삼성 직원이 SK나 중국 못가게 막는 것            

즉, 회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동종, 유사한 영업을 금지하는 거에요. 회사의 입장에서 영업 비밀이 직원을 통해 유출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재직 중부터 퇴사 후 몇년 간 경쟁 업체에 종사하거나 경쟁업체를 만드는 걸 근로계약이나 별도 계약으로 금지하고 있어요.


2. 겸업금지란 삼성직원이 유튜브나 강의, 기고를 못하게 막는 것            

즉, 경쟁관계를 불문하고 다른 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거에요. 경업보다는 덜 위험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겸업도 근로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할 수 있죠. 이에 보통 재직중에 한정하여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을 통해 겸업을 금지하는 편이에요.


3. 퇴사제한은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게 하는 것            

퇴사제한은 경업금지나 겸업금지보다 훨씬 드문데요. 근로기준법 상 근로를 강요하는 건 무효라서 근로계약서에서는 퇴사 제한이 들어갈 수 없어요. 다만 투자계약서에서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는 핵심 인력을 보고 투자하는 만큼, 퇴사 제한 조항을 넣기도 해요.



메인 디쉬 | 이직을 고려할 때 꼭 확인해야 할 것



[1] 투자계약서에 퇴사제한 조항이 있나?


Q : 회사를 퇴사하고 싶어요.

투자사와 회사가 맺은 투자계약에서 아래와 같은 퇴사제한 조항이 있던데, 저 퇴사 못하나요?



| 00주식회사 투자계약서 |


[예] 퇴사가 제한되는 이해관계인 및 임직원은 투자자의 동의 없이 n년간 회사에서 상근으로 근무하지 않거나 퇴사하여서는 안된다.



퇴사제한 규정이 지나친 직업 선택의 자유 제한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핵심인력 재직은 투자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핵심인력에 대한 퇴사 금지 조항의 유효성을 부인하기는 쉽지 않아요. (물론 지나치게 장기간이면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어요. 판례에서는 피투자사 대주주이자 핵심 기술인력 퇴사 금지기간 3년 약정을 유효라는 전제로 판단한 적 있어요.)


금지조항이 있으면 못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위반했을 때 불이익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해요. 일반적으로는 투자금 일부를 반환하도록 하고 있을 거에요. 투자사와 회사의 동의를 받는 경우에는 위약금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약정 하에 퇴사할 수 있어요.


해임을 당하거나 잘못 없이 퇴사하는 경우에도 위약금을 지불하지 않고 퇴사가 가능해요. #판례에서도 자발적인 퇴사가 안된다는 것이지, 책임이 없는 사유로 회사로부터 퇴사 요구를 받아서 퇴사하는 경우까지 퇴사가 금지되는 건 아니라고 봤어요.


다만 퇴사제한 약정을 거절하는 게 제일 좋아요. 경업금지와 달리 퇴사제한은 보편적이지 않아요. 특히 대표자가 아닌 경우에는요. 투자계약서에서 퇴사제한 약정은 대표자에 한정해서 2-5년간 퇴사 제한하는 약정을 맺는 게 일반적이에요. 일반 임원이라면 퇴사제한 약정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하세요.


[2] 근로계약서에 경업금지 조항이 있나?


Q : 좋은 이직제안을 받았어요. 근로계약서를 확인해보니 퇴사 후 5년 간 경업금지 조항이 있네요. 그러면 저 이직 못하나요?



| 00주식회사 근로계약서 |


[예] 입사 시부터 퇴사 후 5년동안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경업을 하지 아니한다.



경업금지 조항을 체결했다고해도 무효일 수도 있어요. 판례에서는 유효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1) 보호할만한 사용자 이익, 2)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3) 경업 제한의 기간 지역 및 대상 직종, 4) 대가 제공 유무, 5) 퇴직 경위, 6) 공공의 이익 및 기타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유효성을 판단해요.


취급하고 있는 영업상 비밀이 업계에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비밀인 경우에만 경업금지조항이 유효해요. 경업금지 조항이 보호하는 사용자의 이익은 일반적으로 영업상 비밀 보호 인데요. 그래서 삼성의 기술 직원 경업금지 조항은 유효할 수 있겠지만, 변호사 경업금지 조항은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판례에서는 영업사원과 거래처 사이 인적관계 정도는 보호가치 있는 이익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영업사원에대한 경업금지 약정을 무효로 보았어요.


이외에도 영업비밀에 접근하기 어려운 일반 직원이거나경업 제한 기간이 지나치게 장기이거나, 지역 범위가 너무 넓거나, 직종 제한이 영업비밀과 관련된 범위를 넘어 너무 광범위한 경우도 무효가 될 수 있어요.


경업 금지 약정의 대가를 지급했는 지도 유효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에요. 판례는 매월 일정금액의 수당을 지급하고, 퇴직자에게 퇴직 생활보조금을 지급한 경우에 적절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고 봤어요.


[3] 퇴사제한 /경업금지 위반 시 위약벌이 있나?


Q : 손해액 및 이에 더해 6억원을 위약벌로 지급한다는 아래와 같은 조항도 있어요. 저 이직할 때 이 돈 전부 내야해요?



| 00주식회사 근로계약서 |


[예] 경업금지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위반한 사람은 위약벌 6억 원 및 손해액을 회사에 지급한다.



만약 이직을 하면서 위약벌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 한 번 상상해 볼게요.


회사는 소송을 제기하고 2~3년을 걸려 승소해야 구독자님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어요.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강제로 구독자님으로부터 돈을 빼앗을 수는 없어요.) 소송을 통해 다투다 보면 경업금지 약정이 무효가 될 수도 있고, 경업금지 약정이 유효하다하더라도, 위약벌 금액이 과도하게 무거우면 법원이 일부 감액을 해주기도 해요. (물론 회사가 손해,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경우 손해 배상은 별도로 해야해요.)


한 번 더 강조하면, 연봉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위약벌은 일부만 인정될 가능성이 있어요. 경업금지 약정은 연봉의 2배 내지 10배로 정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판례에서는 연봉의 1.5배 범위에 해당하는 1억 2400여만원에대해서만 유효하고 나머지 부분은 무효로 판단하기도 했어요.


위약벌을 지급하지 않으면 일어나는 일들을 함께 상상한 건 이유가 있어요. 회사도 위약벌을 청구하려면 이렇게나 복잡하고 불확실한 절차를 거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꼭 이직을 해야한다면, 위약벌로 약정한 금액을 그대로 회사에 너무 쉽게 지급하지는 말아요. 회사와 한 번 합의를 시도해 보시기를!



변호사O 의 꿀팁 | 위약금, 위약벌 뭐가 달라?



[1] 본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1억원을 지급한다.


[2] 본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1억원을 지급해야하며, 이는 손해배상청구권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위약금이면, 1억원 주면 손해배상 끝! 위약벌은 1억원 주고 손해배상은 별도!


위약금은 해당 금액을 지불하면 손해배상이 끝나요. 일반적으로 계약 위반으로 금전을 주기로 했다면 '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가 얼마든 이 손해 배상액은 이정도로 하자'고 미리 약속했다고 해석해요. 민법에서는 이를 두고 '위약금'을 '손해배상 예정'으로 추정한다고 해요.


계약 위반 시 약정한 금전이 손해배상과 별도라면, 이게 바로 위약벌이죠. 위약벌의 뜻은 '계약 위반 시 약정한 금전은 약속을 어긴 데에 대한 벌칙이다.'라는 뜻이에요. 일반적으로 계약 위반 시 금전을 지급하기로 약속하면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한 것으로 추정하는 만큼, 위약벌을 규정하기 위해서는 그 의사를 분명히 계약서에 표시해야 되요. '이건 손해배상과 별도다'라고.


그렇다면 [1]과 [2] 중에 위약벌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2]번 입니다! '손해배상은 별도다.'라는 한 문장이 가진 힘을 느낄 수 있나요?



- 위 글은 뉴스레터 '로스규이'의 6월 27일 월요일 발행분입니다.

매주 월요일에, 한 주간 스타트업 씬에서 일어난 일, 혹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알아야 할 법률 이슈 등을 변호사의 관점에서 전해드려요!

- 구독자분들이 로스규이를 쉽고 맛있게 소화할 수 있도록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 변호사의 관점이 궁금한 이슈가 있다면, 레터를 통해 자유롭게 제안해 주세요! 다음 로스규이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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