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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무법인 미션 Jul 04. 2022

뮤직카우, 규제의 바다에서 살아남는 법

이 글은 법무법인 미션의 변호사들과 스타트업 포레스트가 만드는 뉴스레터 '로스규이'의 7월 4일 월요일 발행분입니다.

스타트업 전문 로펌의 변호사로서, 더욱 많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매주 월요일에 레터를 무료로 보내드리고 있어요. #로스규이 신청하기 링크

- 변호사의 관점으로 한 주간 스타트업 씬에서 일어난 일 혹은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알면 좋을 법률 지식을 먹기좋게 구워드려요!

기존에 발행된 레터는 #여기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로스규이에서 오늘은 '신생산업과 형사처벌’을 노릇노릇하게 구워드려요.



안녕하세요, 변호사 O 입니다.

이제 하반기가 시작되었어요. 독자님의 상반기는 어땠나요?

저는 법무법인에서 신서비스 규제 분석 업무(shield program)을 주로 맡고 있는데요.

늘 바쁘게 새로운 비즈니스 판로를 개척하는 창업가님들을 만나다보니, 저도 정신 없이 시간이 흘렀네요.


저는 지난 반 년을 돌아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저.. 감옥가나요? 였어요.


신 산업에 계신 대표님들은 해당 산업의 규제가 명확하지 않다보니 늘 형사처벌의 불안을 안고 계시곤 해요. 누구보다 열심히, 정직하게 일하고 있는데도 말이죠. 저는 어릴 때 나쁜 사람이 감옥에 간다고 생각했거든요. 제 눈 앞의 대표님이 불확실한 규제 때문에 이런 고민을 해야 하다니, 마음이 아팠어요.


슬프게도,이런 걱정이 쓸데없는 걱정은 아니예요.

우리나라 법률에 형사처벌 규정이 같이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신생 산업, 새로운 서비스를 하면서도, 처벌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신산업, 신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살아남는 법에 대해 뮤직카우 사례로 함께 살펴보아요.




에피타이저 | 뮤직카우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 뮤직카우


올해 초 떠들썩했던 이슈 중 하나는 과연 뮤직카우가 제2의 타다가 되느냐는 것이었어요. 뮤직카우가 증권으로 판정되면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많았어요.


올해 4월 20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뮤직카우 서비스가 위법하다고 발표했어요. 뮤직카우의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은 증권이라고 보았는데요. 증권은 모집 매출을 하면서 증권신고서를 내지 않으면 5년 이하 징역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어요. (이외에 행정제재도 있고요.)


하지만 (주)뮤직카우의 대표자는 형사처벌 받지도 않았고, 사업이 중단되지도 않았어요. 대신 사업 모델의 적법성을 보완할 6개월의 유예기간을 얻었죠. 뮤직카우는 대체 어떻게 살아남았을까요? 불확실한 규제 속에서 형사 처벌 피하는 방법, 변호사 O 가 분석해봤어요.




메인디쉬 | 불확실한 규제 속에서 형사처벌 피하는 꿀팁


-꿀팁 넘버 원-

No.1 법률 전문가나 관청에 먼저 물어본다!

실제로 금융위가 제재나 처벌을 보류한 첫 번째 이유이자 가장 핵심적인 이유인데요. 뮤직카우 대표에게 '자신의 비즈니스가 자본시장법에 위반된다'는 인식, 즉 '위법성 인식'이 없었다는 거예요.



위법성 인식이 뭐야? 

형법에서는 행위한 사람이 위법하다는 걸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처벌하지 않아요. 형법 제16조*에서 정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정당한 이유는 언제 인정될까요? 법률을 몰랐다 정도라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요. 우리 법에서 법률의 부지는 용서받지 못하거든요. 법률을 몰랐다면 적어도 답을 알 확률이 있는 법률전문가나 관청에 물어보는 정도는 되어야 법원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고 있어요.


*형법 제16조 |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어떻게 물어봐야 잘 물어봤다고 소문이 날까

대체 누구에게, 언제,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법률전문가나 관청에 물어봐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요? 뮤직카우는 어떻게 했는지 한 번 함께 살펴보아요.


뮤직카우는 17년 사업을 시작할 당시, 사업 모델에 법적인 문제는 없는지 법무법인의 법리검토를 받았고요.            

정부 부처로부터 #사업모델에 대한 인정을 받았어요. 문체부는 2021년 12월, 뮤직카우의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민법의 영역이라고 판단한 적도 있어요. 그보다 앞선 2021년 7월에는 중기부는 뮤직카우를 예비 유니콘 기업에 선정하기도 했고요.            

그런가 하면, 뮤직카우는 지난 해 3월 규제 샌드박스 신청도 했었어요. (물론 사업 시작 전 규제샌드박스 신청하는 게 더 좋았겠지만) 신청하고도 1년이 넘도록 답변을 못 받았대요. 그래도 위법 가능성에 대비하여 할 수 있는 조치를 했다고 볼 수 있죠.            


-꿀팁 넘버 투-

No.2 서비스 사이즈를 키운다!

뮤직카우를 제재하지 않은 두번째 이유로 금융위 '투자자보호'를 언급해요. 다수 투자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서비스 중지시 투자자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요.


▶ Too big to fail이 통했다?

“Too big to fail”, 망하게 놔두기엔 너무 크다는 말이 통했을까요? 이용자가 많아지면 정부가 사업을 중단시키는 것에 분명 부담을 느꼈을 수 있어요. 실제 #뮤직카우의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가진 사람은 17만 명이고요. 누적 투자액도 1,320억원이래요.


▶ 사이즈만 믿었다간 큰코 다쳐요

하지만 '일단 서비스만 키우고 보자.'는 태도는 위험할 수 있어요. "Too big to fail"이 서비스 생존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거든요. 타다도 2020년 기준 서비스 이용자가 100만 명이었어요. 타다 서비스 성공을 전제로 쏘카가 투자금은 2,500억 원 이상이었고요. 그럼에도 타다서비스는 중단되었죠.


-꿀팁 넘버 쓰리-

No.3 이해관계자와 윈윈하는 전략을 세운다!

세 번째 이유로, 금융위는 "창작자 자금 조달 수단 및 유통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를 고려해서 서비스 제재나 대표자 처벌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즉, "해당 서비스는 적(enemy)이 없어서 처벌하지 않아도 부담이 없다"는 뜻과 같아요.


▶ 뮤직카우에는 적이 없었다

타다와 뮤직카우의 운명을 가른 건, '서비스에 적이 있는지'였어요.


타다는 택시조합과 충돌하고 있었죠. 택시조합은 타다를 형사 고발했고,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하자 아예 국회를 압박해서 입법을 통해 타다 서비스를 금지시켜버렸어요. 일명 '타다금지법'을 통과시킨 국회는 타다 이용자보다 택시조합이 더 두려웠던 거죠.


반면, 뮤직카우는 서비스 중단을 바라는 이익집단이 없었죠. 창작자, 문화계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구요. 봐줬다고 뭐라할 사람이 없으니까 금융위는 위법이라고 발표하면서도 제재를 안할 수 있었던거고요. 형사고발이 들어오지 않았으니 검찰도 형사절차를 시작하지 않았어요.


▶ 그러니 적을 만들지 말자

행정조사나 형사절차는 주로 경쟁자의 고발에서 시작돼요. 그러니 경쟁자, 서비스 이용자를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해요. 특별히 경쟁자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있다면 최대한 win-win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좋아요.



-정리하자면-

비즈니스 모델 규제 리스크 관리하는 꿀팁 3가지


사업모델 규제 리스크에 관해 유관 기관과 지속적으로 소통하세요!            

     · 유권해석도 좋고 규제 샌드박스도 좋아요.

     · 혹은 우호적인 정부부처 의견을 받아두는 것도 굿!


정부가 서비스 중단에 부담을 느끼도록, 서비스 사이즈를 키워두세요!


시장 내 이해 관계인과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두세요!




- 위 글은 뉴스레터 '로스규이'의 7월 4일 월요일 발행분입니다.

매주 월요일에, 한 주간 스타트업 씬에서 일어난 일, 혹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알아야 할 법률 이슈 등을 변호사의 관점에서 전해드려요!

- 구독자분들이 로스규이를 쉽고 맛있게 소화할 수 있도록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 변호사의 관점이 궁금한 이슈가 있다면, 레터를 통해 자유롭게 제안해 주세요! 다음 로스규이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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