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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무법인 미션 Nov 07. 2022

닥터나우는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이 글은 법무법인 미션의 변호사들과 스타트업 포레스트가 만드는 뉴스레터 '로스규이'의 11월 7일 월요일 발행분입니다.

스타트업 전문 로펌의 변호사로서, 더욱 많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매주 월요일에 레터를 무료로 보내드리고 있어요. #로스규이 신청하기 링크

- 변호사의 관점으로 한 주간 스타트업 씬에서 일어난 일 혹은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알면 좋을 법률 지식을 먹기좋게 구워드려요!

기존에 발행된 레터는 #여기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한 달 만에 다시 돌아온 헤바입니다. 저는 이제 제 코너를 조금 더 행정규제에 포커스를 맞춰보려고 해요. 회사에서도 행정규제 대응프로그램인 SHIELD를 맡고 있거든요. 정책이나 입법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에 관심이 많구요. ‘규제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재미없을 거라고해서 지금까지는 법률 상식과 규제의 경계에서 얘기했는데, 플랫폼 규제 소식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부분에 힘을 얻어 이번 주에는 코너를 조금 개편해봤어요.(개편이 마음에 드신다면 피드백부탁드려용~!) 


제가 지난달 제일 재미있게 본 스타트업 이슈는 #국정감사에 출석한 스타트업이야기였어요. 네이버, 카카오 발란, 배달의 민족, 닥터나우 등등. 그중에서도 제가 제일 인상깊었던 건 닥터나우였습니다. 닥터나우는 서비스 출시 2년 만에 2년 연속 국정감사에 출석하게 되었는데요. 그만큼 원격 의료, 약품 배송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이야기겠죠. 오늘은 1️⃣ 해외에서 원격 의료, 약 배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마존 파머시를 통해 알아보고, 이와 비교하여 2️⃣ 우리나라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닥터나우의 행적을 추적해볼게요!



- 헤바의 스크랩북 -

내스소 | 내가 재밌었던 해외 비즈니스모델을 소개합니다. 

우리나라에 Ctrl+V | 비슷한 모델로 서비스 중인 우리나라 스타트업

우리나라에서는 Ctrl+Z | 우리나라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

헤바의 선물 | 오늘 이슈에서 얻은 헤바의 인사이트




ⓒ 아마존 파머시 홈페이지 화면

‘아마존 파머시’의 등장

아마존의 헬스케어 사랑은 2018년도에 본격화되었는데요. 2018년 말 온라인 약국 스타트업이자 미국 50개 주 모두에서 약국 면허를 보유하고 있던 필팩을 한화 1조 원에 인수했어요. 그리고 2020년 드디어 ‘아마존 파머시’라는 이름으로 돌아왔죠. 아마존 파머시는 비대면 의료 및 약 배송 서비스를 미국 50개 주 중 45개 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아마존 파머시의 특징은 다음과 같아요.


1️⃣처방전 전송

환자나 의사가 처방전을 서비스에 업로드하면 구매단계로 넘어가요.


2️⃣원하는 약 처방받기도 가능

온라인으로 약의 약품명·효과·가격을 확인하고 이용자가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약을 골라서 의사에게 처방을 요구하거나 가지고 있는 처방전으로 리필을 요구해서 구매할 수 있어요.


3️⃣약국은 자동매칭

주문을 접수하면 아마존은 환자의 요구사항에 맞는 약국을 바로 연결하구요.  


4️⃣온라인 복약 지도, 프라임회원에게는 배송 무료

연결된 약국은 온라인으로 복약지도를 하고 아마존 배송망을 통해 약을 배송해요. 멤버십 회원인 아마존 프라임 고객에게는 배송은 무료래요.


아마존, 원메디컬 인수하고 원격의료시장까지!

비대면 1차 진료 플랫폼인 원메디컬도 인수했는데요. 처방약 배달하는 아마존 파머시에 원격의료로 사업영역을 넓히겠네요. 원격진료까지 더해지면 Amazon의 의료 수익은 평균 26.7%의 성장률로 2027년까지 96억 6,000만 달러에 이를 거라는 얘기도 있어요.


아마존 파머시를 우리나라에 Ctrl+V 한다면? 우리나라에는 아마존 파머시와 유사한 대표기업은 닥터나우가 있어요. '배달 약국'으로 약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비슷하구요. 물론 '닥터나우'를 출시하면서는 비대면 진료를 먼저 도입했다는 차이점은 있어요. 함께 볼까요? 



약사법 "온라인 약판매, 배송 NO⛔"

미국은 온라인 약 판매나 배송을 따로 규제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죠. 약사법 제50조 제1항에서는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이 조항이 약 ‘판매’ 뿐만 아니라 ‘배송’까지 금지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는데요. #대법원에서는 약사가 약국에서 고객과 전화로 의약품 상담한 다음에 택배로 배송한 것도 약사법 제50조 제1항 위반이라고 봤어요. ‘배송’이 보편화된 배달의 민족이지만, 원격으로 약을 주문하고 배송받는 서비스는 이 조항 때문에 코로나 이전에 등장할 수 없었어요.

*약사법 제50조 제1항 : 약국 개설자 및 의약품 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여서는 안된다.


코로나로 한시적 허용

하지만 2019년 12월 코로나가 시작되었는데요. 코로나를 계기로 2020년 3월2일 #‘전화상담·처방 및 대리처방 한시적 허용방안’이 발표되었어요. 비대면 진료 허용이 주 내용이었는데요. 이에 수반된 약 수령 방식과 관련해서는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에 처방전 전송한 후,수령방식은 환자와 약사가 협의하여 결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어요. 협의하기만 한다면 의약품을 배송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될 가능성이 충분했죠. 


ⓒ 배달약국 서비스 앱 화면


배달약국 출시하자마자 6개월 만에 중단

복지부 “환자가 앱에 직접 처방전 입력하는 건 안돼!”

그로부터 열흘 후 3월 11일 배달약국이 출시되었어요. 모바일 앱에 환자가 처방전을 입력하면, 원격으로 약국 방문 없이 의약품을 수령할 수 있어요. 하지만 6개월 만에 서비스가 중단되었어요. 대한약사회는 배달약국 서비스가 약사법 위반이라고 주장했고 보건 복지부도 약사회 손을 들어줬거든요. 보건복지부는 약사는 병원으로부터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데, 환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직접’ 처방전을 입력하는 행위는 가이드라인 위반이라고 발표했어요. 


닥터나우로 화려한 부활 : “비대면 진료부터 약배달까지 함께“

배달약국이 중단되었다고 배달약국의 운용사인 닥터가이드가 약배달 서비스를 영영 포기한 것은 아니었어요. 약 두달 후 비대면 진료부터 약배달까지 제공하는 닥터나우로 돌아왔는데요. 약배달만 할 때는 환자가 직접 처방전을 입력했지만, 비대면 진료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고서는 약국이 병원으로부터 직접 처방전을 받을 수 있죠. 닥터나우는 일단 가이드라인을 지키고 일단 시장 진입에 성공했어요.


과연 닥터나우는 코로나가 끝나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닥터나우는 서비스 출시 후에도 다양한 서비스 업데이트를 진행했어요. 아마존 파머시처럼 2️⃣원하는 약 처방받기나 3️⃣약국 자동매칭 4️⃣무료배송 서비스도 시도했었는데요. 그때마다 의사협회와 약사협회 반대에 부딪혀 Ctrl+Z를 반복하고 있는 중이에요. 구체적인 양상을 살펴볼까요? 


원하는 약 처방받기 중단

복지부 “전문 의약품 광고는 금지야!”

닥터나우는 2022년 5월 '원하는 약 처방받기'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어요. 환자가 앱에 올라와 있는 의약품 중 원하는 것을 골라 담아두면 10분 안에 의사가 전화해 처방전을 발행하고, 약을 배달 받는 서비스예요. 아마존에서 제공하고 있는 약 쇼핑 서비스와 상당부분 닮아있죠. 하지만 이 서비스는 결국 중단되었어요. 의사협회에서 고소했고, 복지부에서는 원하는약 담아두기 서비스에는 전문의약품 효능, 가격 명시하고 고객이 선택하는 프로세스가 포함되는 만큼 약사법 제68조제6항 전문의약품 광고 금지 위반이라고 발표했어요. 

*약사법 제68조 제6항 제1호 : 전문 의약품은 광고하여서는 아니 된다.


약 무료배송 중단

복지부 "호객행위는 안돼!"

비대면 의료 경험을 확장하고자 닥터나우는 첫 가입 고객에게#배송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의사 약사협회와 비대면 진료 플랫폼 간의 갈등 격화를 중재하기 위해 탄생한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 위반이라는 지적이 있었어요. 가이드라인에는 약 무료배송을 중단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보니, 결국 닥터나우 뿐만 아니라 다른 비대면 플랫폼의 무료배송 서비스도 대부분 유료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죠. 


약국 자동매칭 서비스는 과연

복지부 "환자의 약국 선택권 보장 안 하면 가이드라인 위반이야!" 

닥터나우는 21년 주소지 기반 #약국 근거리 매칭 서비스를 출시했어요. 닥터나우도 기존에는 주변 약국 리스트를 제공하고 고객이 약국을 선택해서 처방전을 보내다가 제휴약국이 약사협회로부터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변경했다고 밝혔어요. 당연히 약사회는 문제제기를 했구요. 보건복지부에서도 비대면 진료 허용방안에 따르면 '고객의 선택에 따라'야 함에도 약국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으므로 가이드라인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발표했어요.국감에서도 비대면 진료 플랫폼 중에 닥터나우만 약국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 만큼, 약국 자동 매칭 서비스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요. 


코로나가 끝나면 Ctrl+Z?

과연 코로나가 끝나면 어떻게 될까요?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방안은 일시 잠정적인 조치일 뿐이고 결국 법이 바뀌어야 하는데요. 원격의료나 의약품 배송 전부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복지부 과제에 추가되었어요. 내년 6월까지 입법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복지부는 #원격진료만 허용하고 약배송은 제외한다는 입장을 밝혀서 닥터나우서비스가 코로나 끝나면 우리나라에서 Ctrl+Z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오늘 레터 재미있게 읽었나요? 닥터나우 이슈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선물로 준비해봤어요. 짜잔


1. 전문직 영역의 서비스는 조심 또 조심

전문직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조심 또 조심. 보통 형사절차는 행정조사는 이번 레터에서 본 것처럼 경쟁자의 문제 제기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처음 서비스를 출시할 때뿐만 아니라 서비스 업데이트할 때도 세밀한 검토가 필요해요. 시장에 없었던 이유는 아무도 생각 못했다기보다는 금지된 서비스일 확률이 높거든요.


2. 광고도 두 번 세 번 확인

레터에서 살펴본 것처럼 '원하는 약 처방받기'가 전문의약품 광고 위반이라는 얘기가 있었죠. 전문직역에서는 관련 법이 별도로 있고 광고에 대한 규제도 보통 포함하고 있는 편이에요. 광고를 하면서도 내용이나 표현에 더 주의해야 해요. 


3. ‘선택권’ 보장하기

플랫폼에 예민한 이유는 결국 ‘중개’인데요. ‘중개’와 광고는 상당부분 유사한 점이 있는데 결국 둘의 차이는 ‘선택권’을 보장하는지 여부라고 생각해요. 오늘 레터에서 '약국 자동매칭'이나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에서도 소비자의 약국이나 병원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 논의의 핵심이 되었어요. 전문직 서비스를 설계한다면 선택권 보장하기를 염두에 두기를 바라요.


4. ‘개인정보 관리’도 조심

개인정보보호 관련 규제는 생각보다 촘촘해요. 많은 스타트업들이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데요. 닥터나우나 배달약국도 개인정보 관리나 유출 이슈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었어요. 특히 비대면 의료 기업이라면 민감정보를 관리하니까 더 조심해야죠. 전문직역 스타트업이라면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것 꼭 기억하세요.



- 위 글은 뉴스레터 '로스규이'의 11월 7일 월요일 발행분입니다.

매주 월요일에, 한 주간 스타트업 씬에서 일어난 일, 혹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알아야 할 법률 이슈 등을 변호사의 관점에서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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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의 관점이 궁금한 이슈가 있다면, 레터를 통해 자유롭게 제안해 주세요! 다음 로스규이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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