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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렌스 Jun 19. 2018

40년이 지난 후

사도행전 7 : 17-36


40년이 지난 후 한 천사가 시내 산 근처 광야에서 타오르는 가시떨기나무 불꽃 가운데 모세에게 나타났습니다. 모세는 이 광경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가 더 자세히 보려고 가까이 다가가자 주의 음성이 들렸습니다.‘나는 네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다.’ 이에 모세는 두려워 떨며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때 주께서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신을 벗어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다. 내가 이집트에 있는 내 백성이 억압당하는 것을 분명히 보았고 또 그 신음 소리를 듣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내려왔다. 자, 이제 내가 너를 이집트로 보낼 것이다.’


모세는 자기 동족만큼은 하나님께서 자기를 통해 그들을 구원해 내실 것을 깨닫고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마흔 살이 된 모세는 이집트 왕자이다. 당시 최고의 국가인 이집트의 왕실에서 세상의 모든 지혜와 훈련을 받은 상태이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기를 통해' 자기 동족을 구해내실 것이라 믿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우리가 보아도 최적의 인물은 바로 모세이다. 그가 가진 학식과 지위, 열정과 경험을 겸비한  마흔 살이라는 나이, 무엇보다 평생을 가꾸어온 이집트 실권자들과의 네트워크는 출애굽을 위한 최적의 인물로 보이고도 남는다. 과연 모세도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하나님의 명령은 없었다.

모세는 어쭙잖게 동족을 편들다가 무고한 살인만 하고 이집트로부터 도망쳐 기억 속에서 사라진 인물이 되었다. 이집트 왕실로 부터도 동족으로 부터도 버림받은 체 그렇게 광야에서 평범한 목동으로 40년을 살았다.


모세가 여호와께 아뢰되 오 주여 나는 본래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자니이다
주께서 주의 종에게 명령하신 후에도 역시 그러하니 나는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한 자니이다
모세가 이르되 오 주여 보낼 만한 자를 보내소서 

이제 팔십 세의 모세가 등장한다. 

왕자의 풍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늙은 목동이다. 

그런 그에게 이제야 하나님이 나타나 이집트로 가서 자신의 백성을 구하라고 명령한다. 

"보낼만한 자를 보내소서(please send someone else to do it)"

땅바닥까지 낮아진 그의 자아를 보게 된다. 

그에게는 스스로 의지할 만한 지식과 자신감, 젊음 따위는 없다. 

한낱 변방의 목동에게 이집트 파라오 앞에 서라는 것은 자살행위이다. 

아마 파라오 앞에 서기전에 먼저 이스라엘 민족에게 돌팔매를 맞아 죽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NOTHING이라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었고, 그런 모세의 죽은 자아와 겸손함 위에 드디어 하나님의 명령이 임한다. 

우리가 낮아지고 낮아졌을 때 비로소 하나님은 일하시기 시작한다. 


그들의 말이 누가 너를 관리와 재판장으로 세웠느냐 하며 거절하던 그 모세를 하나님은 가시나무 떨기 가운데서 보이던 천사의 손으로 관리와 속량 하는 자로서 보내셨으니, 이 사람이 백성을 인도하여 나오게 하고 애굽과 홍해와 광야에서 사십 년간 기사와 표적을 행하였느니라

그다음 120살까지의 모세의 또 다른 40년이 펼쳐진다. 

"이 사람이 백성을 인도하여 나오게 하고, 이집트와 홍해와 광야에서 40년간 기사와 표적을 행하였다"

실로 모세의 삶의 하이라이트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잘 아는 영화보다 더 극적인 출애굽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40년 전에는 한없이 낮아지고 낮아진 40년이 있었음을 오늘 말씀을 통해 깨닫게 된다. 


'오 주여 보낼 만한 자를 보내소서!'

오늘 나의 알량한 학식과 경험. 근거 없는 자신감을 돌아보고 한없이 부끄럽게 된다. 

사람들의 평가 앞에서 우쭐하기도 하고 억울해 분개하기도 했던 나 자신의 한심함을 돌아보게 된다.

모세처럼 쓰임 받고 싶다고 말하기 전에, 40년간 영근 모세의 겸손함과 낮은 마음을 내가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낮은 곳에 임하시는 하나님. 교만한 자를 미워하시고 겸손한 자를 존귀하게 하시는 하나님. 오늘 말씀을 통해 내가 얼마나 교만하고 스스로 높은 자인지 깨닫게 하시니 주님을 찬양합니다. 모세를 40년간 광야에서 겸손을 훈련시키신 것처럼. 나 역시 40년간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아무것도 아님을 철저히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의 때가 이를 때까지 묵묵히 주님 인도하시는 길을 기쁨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 끝내 주님의 쓰기 편한 도구로 잘 다듬어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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