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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법은 조변 Jul 29. 2024

아들이 할머니댁에 놀러 간다는 것의 의미

안녕하세요.

'나만 몰랐던 민법', '박사는 내 운명', '조변명곡', '조변살림&조변육아'를 쓰고 있는 조변입니다.


이번 글은 '조변육아', 아들의 할머니댁에 놀러 간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2024년 7월 22일 월요일부터 세종시 집현초등학교는 여름방학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다니는 영어학원도 22일부터 5일간 휴가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아들과 아빠는 대구에 있는 아들의 할머니댁에 3박 4일간 놀러 갔습니다. 

(당연하지만, 아들의 할머니댁은 저의 본가이기도 합니다). 

아들이 할머니댁에 다녀온 후기를 간단히 남깁니다. 


1. 손자는 즐겁습니다. 


손자, 즉 제 아들은 대구 할머니댁에 가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할머니댁에 가면 조금 더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당일 해야 하는 공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시간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손자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아빠, 엄마의 간섭도 확연히 줄어듭니다.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손자는 즐겁습니다. 


그리고 세종시에 있는 레고방보다 대구에 있는 레고방의 규모가 훨씬 더 큽니다.  

레고를 좋아하는 아들에게는 대구에 있는 레고방이 유토피아와 같습니다. 

지난 어린이날 연휴는 너무 짧아서 대구 금호지구에 있는 레고방에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할머니댁에 가는 길에 먼저 대구 금호지구 레고방부터 들렀습니다. 

집에 없는 레고, 세종시 레고방에도 없는 레고를 선택했습니다. 3시간을 보내고 할머니댁으로 향합니다.



대구에는 세종시에 없는 맥도날드와 토이저러스, 도시철도(지상 모노레일)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구 할머니댁에 올 때마다 꼭 아침 한 끼는 맥도날드 맥모닝 해피밀을 먹습니다. 

그 맥도날드는 도시철도 3호선 황금역에 매우 가까이 있습니다. 그래서 해피밀을 먹은 후에는 3호선을 타러 갑니다. 황금역에서 용지역까지 2번 왕복을 하면서 대구시 수성구의 풍경을 즐깁니다. 

기차와 레고를 좋아하는 아들에게는 대구가 참 이상적인 곳입니다.  


2.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기쁩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제 아들 100일 전후로 2달 동안 제 아들을 키워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손자가 커가는 모습을 자주 지켜보고 있습니다. 설, 추석 명절이 아니더라도 틈틈이 저와 아들만이라도 대구 본가에 자주 가서 손자가 커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효도는 별게 아니다. 부모 눈앞에서 알짱알짱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이 효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요즘도 자주 듣고 있는 과거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에서 유인나가 자주 하는 말입니다. 다 커버린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한창 크고 있는 손자의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는 것도 효도인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 아들이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신경이 많이 쓰이셨을 것입니다. 무사히 한 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에 또 훌쩍 큰 손자의 모습을 보니, 기쁘기도 하고 안도감도 느껴지시는 것 같습니다. 


아들은 제법 초등학생 같은 행동도 합니다. 스스로 밥을 먹고, 스스로 책을 읽습니다. 먹고 싶은 것도 분명히 말하고, 하고 싶은 것도 분명히 말합니다. 방학숙제도 잊지 않고 스스로 합니다. 매일 독서록을 쓰는 숙제가 있는데, 아빠가 어릴 때 읽었던 "과학앨범"을 손자가 읽고 독서록을 씁니다. 아빠와 독서 취향이 비슷해서 참 다행입니다. 아빠가 읽었던 책을 버리지 않아 손자가 다시 읽으니 그것도 참 다행입니다. 



100일 무렵의 신생아가 어느덧 초등학생이 되었으니 많이 기쁘실 것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건강히 잘 지내셔서 대학생이 된 손자의 모습도 기쁘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3. 아들(아빠)은 바쁘지만 보람 있습니다.  


아빠는 아들과 함께 본가에 가면 바쁩니다. 식사와 간식을 고민해야 하고, 매일 놀러 갈 곳을 고민해야 하며, 매일 해야 할 숙제와 공부를 챙겨야 합니다. 여름이라 매일 아들의 샤워도 한두 번 챙겨야 합니다.


그래도 보람도 있습니다. 이제 아들과 함께 장을 보러 갑니다. 할머니댁 앞에 있는 마트에 함께 가서 아들이 먹을 과일과 요거트를 샀습니다. 마트에서 장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아이스크림 판매점에서 아이스크림도 샀습니다. 대부분의 활동(?)을 아들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하루는 제가 다니고 있는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도서관에 아들과 함께 갔습니다. 논문을 위하여 빌렸던 책을 반납하고, 다른 논문을 준비하기 위하여 필요한 책을 빌렸습니다. 아들은 제가 찾는 책을 먼저 찾아주었습니다. 떠들지 않고 책을 대여하는 아빠를 기다려 주었습니다. 초등학교를 가더니 아들도 제법 사회생활을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가장 보람이 있는 것은 아들이 손자를 데리고 본가에 가는 것 자체입니다. 그것도 3박 4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본가에 있는 것입니다. 육아휴직 중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 손자에게는 할머니댁이 여전히 익숙하고 즐거운 곳으로 기억되도록,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는 손자가 커가는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면서도, 가장 보람이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제가 쓴 매거진과 브런치북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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