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힘의 뿌리
이토록 험난한 세상을 살기 위해 갖추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자존감’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자신감’이 실천력과 연결되어 있다면, ‘자존감’은 그 뿌리를 이룹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자신감도 중요하지만, 자존감의 가치를 더욱 높게 보고 있습니다. 자신감이 없으면 무엇인가 할 수 없는 것에 그치지만, 자존감이 없으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표현대로라면 자신감은 “할 수 있어”라는 말로, 그리고 자존감은 “괜찮아”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존감을 갖추고, 또 그것을 높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세상은 노력해야 할 것도 많은데,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또 노력이 필요하다니, 정말 피곤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존감을 높여야 합니다.
때로는 자존감이 깎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견디고 일어날 힘은 비축해 둬야 합니다. 그래서 자존감은 높이 세워둘 필요가 있습니다. 못 해서 자신감을 잃으면,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다시 시작하는 힘은 자존감이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자존감이 충분할 때라야 삶의 정신적 여유가 생깁니다.
이야기
가끔 있는 일이긴 하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의뢰인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차분하게 설명해도, 변호사의 말을 믿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저는 의뢰인들과 싸우지 않습니다. 그저, 듣습니다. 싸워서 이길 필요 없고, 그들을 설득할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이는, 저의 ‘자존감’이 충분하기 때문에 가능한 조치 같습니다. 만일 저에게 자존감이 없거나 낮았다면, 불필요한 요구를 하는 의뢰인들을 설득하려고 하거나 다퉜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알고 있는 것입니다. 굳이, 저의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저는 올해로 11년째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로 성범죄 사건을 많이 다룹니다. 정말 험난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잘’ 버티고 있는 것은, 다른 요소들 외에 충분한 ‘자존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