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wyergo May 03. 2019

[조세전문변호사로 산다는 것] 제발 세무조사 제대로 좀

세무조사를 오히려 제대로 해주라고 하소연 하는 어느 납세자 이야기


자신을 어리숙하고 무지하다고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이 자신 소유의 부동산을 기획부동산업자의 유혹에 빠져 팔았는데 양도소득세를 합법으로 절세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납부할 세금 9,000만원을 보냈더니 실제로는 취득계약서를 위조해서 취득가액을 부풀려 573만원밖에 납부되지 않았다. 이를 나중에 안 소유자는 스스로 세금을 더 낼 각오를 하고 경찰에 업자를 고소한 이야기다.

세금신고와 관련해서 당시 업자가 소유자에게 한 말들이다.  

1 불법행위는 하면 안 돼. 세금을 줄이는 것은 더 잘 알고 모르고 방법으로 줄이는 거지


2 그거를 불법행위를 해서 뭔가 다른 영수증을 집어넣거나 뭔 짓을 해 가지고 세금을 줄이지 않아요. 나는.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무슨 일이 벌어져도 절대 큰일 나지 않아


업자는 노회하게 소유자를 안심시켰다.


3 내 통장으로 입금을 한 번 해 보세요. 지금 양도소득세 내가 해결할테니까.


4 아무리 만들어도 2억 6,800인가 그랬는데 그거를 9,000만원으로 만든 거 이번에는 불법을 했어요.


5 세무사님이 나 아니면 절대로 안 할 일이에요.


6 세무사님이 자기 사무실을 걸고 했어요. 지금 이번에,


7 내가 어제 가가지고 해 가지고, 자기 사무실을 걸고 했다고 정말로.


녹취록 중에 일부만 뽑아낸 위의 말만 보더라도 업자가 양도소득세 허위신고를 주도하고 있음이 누가 봐도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는 업자에 대해 불기소결정을 하였다. 경찰 기소의견도 무시했고 전임 검사의 10여개월 간의 경찰 수사지휘도 무시하고 자기가 사건을 맡은 지 한달만에 불기소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관할 세무서에서는 그 검찰 결정에 따라 소유자에게 양도소득세를 과세처분함과 동시에 형사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라돈 빼먹는 사람은 업자와 그의 지시를 받는 세무사인데 그들은 놔두고 이들을 처벌해달라고 오히려 사건을 공론화 시킨 소유자만 조세범으로 범죄자를 만들려고 하는 게 소유자 입장에선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소유자는 여러차례 관할 세무서에 찾아가서 자료도 내고 녹취록도 있으니까 제발 들어보고 조사 좀 해달라, 그리고 업자가 그동안 어떻게 세무사와 함께 양도소득세를 포탈했는지 스스로 말하고 있는 내용이 녹취록에 다 있다고 말해주면서 녹취록을 들어보라고 해도 듣지를 않았다.


세무조사 중이고 게다가 일반 세무조사가 아닌 조세범칙조사인데도 자료를 줘도 안 보고 조사를 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검찰 수사만 지켜보자 하니 소유자 입장에선 답답하기만 하였다.


검찰은 소유자가 고소한 혐의에 대해서만 수사하는 것인데 세금포탈은 세무서가 해야 할 일인데도 검찰에게만 미루니 도대체 세무조사를 한다는 세무공무원이 무슨 조사를 하고 있는지 황당할 뿐이다.


결국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보자고 미룬 결과는 무혐의였다. 업자가 무혐의니까 소유자는 조세범이다는 논리가 어디에 있는가? 업자에 대한 무혐의 내용은 소유자에게 돈을 받아 세무사와 나눈 사실과 사기에 대한 무혐의일 뿐이지 허위신고와 탈세에 대한 부분은 조사도 하지 않았다. 탈세 조사는 당연히 세금이니까 세무서가 먼저 조사를 하고 검찰에 고발하는 것인데 어떻게 해서 거꾸로 검찰 수사에 따라 세무서가 처분을 하겠다는 것은 더 이상한 일이다. 추상같은 조세권력을 휘두르는 세무서가 뭐가 무서워 검찰 수사결과를 핑계로 스스로 세무조사 하는 것을 꺼려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도대체 세무서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그걸 오히려 수사해야 할 상황이다.


검사의 불기소처분 근거는 증거불충분이었다. 녹취록 위 워딩 중에서 5와 6번만 인용하고 업자에 불리한 나머지 워딩들은 전혀 언급도 하지 않았다. 녹취록이 한 두개가 아니고 내용을 전부 들어보면 초등학생이 들어도 누가 범죄자인지 금방 알 수 있는 내용을 검사는 무슨 근거로 그리 판단했는지, 못 본 건지 아니면 외면한 건지 2019년 대한민국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지금 당장 내가 당한 일이 아니라고 이런 일들을 간과하다가는 우리 사회는 점점 병들고 내일이라도 내가 혹은 내 아이들이 똑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되기 때문에 그게 무섭다고 하소연 한다.


https://youtu.be/gEw6OXMdSZs

매거진의 이전글 베네수엘라를 보면서 꽃뱀과 정치인, 선한 기대 대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