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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wyergo Jan 14. 2019

가렴주구(苛斂誅求)

세금과 인생



“세금의 역사가 언제인지 아느냐?” 

어떤 분이 불쑥 이런 질문을 하신 적이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원시시대 씨족이 형성될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말했더니 그분 하시는 말씀이

“사람이 둘만 있으면 세금이 생기는 거야.”

잠시 멍하다가 금방 이해가 되었다.

“아하!  맞습니다. 강자와 약자가 구별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강자가 약자에게 뺏는 게 세금이야.”

국세청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해준 그분의 말씀이 지금까지도 마음 한구석에 항상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세금으로 고통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다. 그러다가 우연히 단어하나를 보고 쳤더니 자료가 제법 많이 나왔다. 그 단어는 가렴주구(苛斂誅求)였다. 한문 그대로 뜻을 해석해보면, ‘가혹하게 거두고 죽일 정도로 구한다’는 의미였다. 말자체가 섬뜩한 느낌이었다. ‘얼마나 고통이 심했으면 그런 표현을 썻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옛날 제도문물이 정비되기 이전의 사회야말로 강자가 뺏는 수탈의 역사였다.

유사어로는 가정맹어호 苛政猛於虎 이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 는 의미이다. [출전]은『禮記』이다. 

춘추 시대(春秋時代) 말엽, 공자(孔子:B.C 551~479)의 고국인 노(魯)나라에서는 조정의 실세(實勢)인 대부(大夫) 계손자(季孫子)의 가렴주구(苛斂誅求)로 백성들이 몹시 시달리고 있었다. 어느 날 공자가 태산의 곁을 지날 때, 부인이 묘지에서 곡하며 슬퍼하거늘, 공자가 엄숙히 이를 들으시고, 子路로 하여금 그에게 물어 말하되 "그대의 곡성은 한결같이 거듭 근심이 있는 것 같으니라." 이에 말하기를 "그러합니다. 옛적에 나의 시아버지도 호랑이한테 죽고, 나의 남편도 또 그것에게 죽고, 이제 나의 아들이 또 그것에게 죽었습니다." 공자가 말씀하시되 "어찌 이곳을 떠나지 않았습니까?" 하니 "가혹한 정치가 없습니다."

공자가 말씀하시되 "제자들아 이를 들어라.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 이니라."

서양 사람들에게도 세금은 부정적인 이미지였다. 

프랑스 루이14세때의 재상 콜베르는 "최고의 징세기술은 거위가 비명을 적게 지르게 하면서 거위털을 가장 많이 뽑는 것과 같다."고 했고, 마가렛 미첼은  "죽음과 출산과 세금 그 어느 것 하나 편안한 것은 없다"고 했다. 천재 아인슈타인조차 "세상에서 제일 이해하기 힘든 것은 소득세"라고 투덜댔다고 한다.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있는 자유민주주의를 향유하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는 세금에 대한 인식이 과거 역사속의 심리와는 분명 달라야 한다. 만일 아직도 별반 다름없다면 이는 조세행정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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