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만 보고 변호사 선임하지 마세요
최근 몇 년 사이에 경찰 출신 변호사가 상당히 많이 변호사 업계에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해에 로스쿨에 들어가는 경찰대 출신 변호사가 50명 이상이라는 기사를 보기도 하였는데, 제가 사법연수원에 들어갈 당시인 2012년에는 10여명의 경찰대 동문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수료를 하였던 것에 비한다면 정말 많이 증가한 것 같습니다.
저를 찾아 주시는 분들은 경찰 출신 중에서 경찰 수사 실무를 실제로 했었기 때문에 찾아왔다고 말씀을 해주시고는 합니다. 저로서는 이런 분들의 선택과 말씀해 주시는 그 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저는 경력 만을 보고 변호사를 선임하지는 마실 것을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렇다면, 변호사 선임시 생각할 점은?
저는 사건을 의뢰하기 전에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을 해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소위 전관변호사라고 하는 사무실에 가면, 실제 상담은 그 변호사와 하지 않고 다른 변호사와 하게 되는 경우는 물론, 심지어는 사무장과만 상담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럴 경우, 심한 경우에는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한 번도 그 변호사와 심도 있게 사건에 대해 논의를 못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반드시! 사건을 의뢰하기 전에 변호사와 사전 면담을 해볼 것을 추천 드립니다. 물론, 상담에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피의자로 입건되어 정말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인데, 상담비를 지불하고라도 자신에게 맞는 변호사를 찾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요?
상담 과정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사건의 결말에 대해 진솔하게 말을 하고, 이 결론을 얻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료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해야 합니다. 사실 변호사가 상담 과정에서 먼저 자료 여부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과 자료를 바탕으로 초기 단계에서 생각할 수 있는 변호사의 전략에 대해 들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 및 전략을 말하는 변호사의 태도가 자신과 맞는지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전략대로 사건이 흐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변수가 발생하는 순간에 변호사와 다시 상의해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려면, 변호사가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자신과 맞아야 하는 것입니다.
제가 경찰을 퇴직하고 변호사로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실제 사건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건의 상담 단계는 물론 경찰 조사 참여, 형사 재판 출석, 그 과정에서 이뤄지는 서면 작성을 모두 실제 제가 직접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부 법무법인,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상담을 하는 사람과 실제 사건을 진행하는 사람이 다른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여러 명의 단계별 담당자에 따라서 사건의 이해도가 다르기 때문에 의뢰인 입장에서는 매번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해야 하는 불편도 있을 것입니다. 저도 추후 여러 가지 이유로 제가 실제로 모든 업무를 담당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재로서는 제가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의뢰인에게 실질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모든 업무를 직접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변호사가 되고 나서 의뢰인이 원하는 결과를 받았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고는 합니다. 그것은 무죄, 무혐의 결정일 때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기소유예 결정, 벌금형일 때도 있습니다. 무죄, 무혐의가 나온다면 가장 좋겠지만, 사건에 따라서는 이런 결정이 매우 힘든 사건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의뢰인의 상황에 따라서 기소유예 결정이나 벌금형이 의뢰인의 직장을 지키고, 의뢰인의 가족을 지키기도 합니다. 이런 결정을 받았을 때 누릴 수 있는 보람, 성취감이 개업 변호사로서의 삶을 이어나가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