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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영 변호사 Oct 14. 2023

자수성가가 아닌 주은성가

지난 40여간 무주택 서민으로 살아오다가 드디어 오늘 내 집 장만을 하였다.

다른 누구의 도움 없이(다행히 은행 대출도 받지 않고), 오롯이 지난 세월 변호사 생활 하면서 저축해온 돈을 탈탈 다 털어서 보금자리를 장만하였다.

어제 오늘 자수성가 축하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으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는 자수성가가 아니다.

나는 자수성가 한 것이 아니라
주은성가(주님의 은혜로 집을 이루다) 하였다.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아버지께서는 돈도 없으신 상황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가시는 한 장로님이 내놓으신 번듯한 집을 사셨던 일이 있었는데(지금까지도 그 집에 살고 계신다), 아버지께서는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그 집을 사게 되었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해 오셨다.

그로부터 다시 30년이 지나, 이제 내가 주은성가를 하게 되었다.

이번에 사게 된 집은, 지난 2년여간 내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오던 집이었는데, 이틀 전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기도를 하면서, 아직도 너무나 부족한 내 모습에 크게 회개를 하게 되었다.

우주의 왕이시고 만유의 주인이신 예수님은 말구유에서 나셨는데, 그리고 이 땅에 사시는 동안 자기 집 한 채 가지실 생각조차 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위한 삶을 사셨는데, 이 한 몸 누일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으로 족할 줄을 모르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어떻게든 남들이 다 가고싶어 하는 곳으로 가려고 지난 2년간 위 집에 천착해온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너무나도 부끄럽고 아직도 내가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구나 크게 자책하고 회개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하였다.

30년 전에 아버지에게 은혜로 집을 이루게 하여 주신 하나님께서 오늘날 저에게도 은혜를 베푸셔서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해주시고, 하나님이 이끄시고 마련해주시는대로 감사함으로 그 보금자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그런데 그 다음날(어제) 갑자기 거짓말처럼 매수 결심이 확고하게 생겼고(원래는 더 관망하다가 집을 사려고 하고 있었다), 이에 나는 부동산 중개인에게 전화하여 지금 매수 가능한 매물을 보여달라고 한 후, 두 매물을 보고는 그 중 내 마음에 가장 합한 곳으로 매수 결정을 하였다(어제 매수 결정 직후에 계약금을 입금하고 오늘 매수 계약을 체결하였다).

나는 이 집이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보금자리라 믿는다.

그리고 이 집은 자수성가가 아닌 주은성가한 집임을 다시 한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머지 않아 위 보금자리에서
믿음의 가정을 이룰 수 있기를 소망한다.

#정성영변호사 #내집장만 #보금자리 #자수성가아닌주은성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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