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같았던 난산,,,
출산,,,
입원하기 전부터 일단 유도분만을 하는 걸로 정해져있었다. 보통 쌍둥이 분만은 제왕절개만 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의사의 경험 등에 따라 자연분만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단, 선둥이(먼저 태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 산도에서 가까이 있는 아이)의 위치가 꼭 '6'자세를 하고 있어야 한다.
내 경우는 건이(선둥이)가 '6'자세를, 강이(후둥이)가 '9'자세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분만을 할 수 있는 상태였다.
입원 후 위치체크에서도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입원 당일 혈액검사 등 사전체크를, 입원 다음날인 출산예정일은 아침 7시 30분부터 유도분만 태세였다.
초산의 유도분만 가능성은 50%.
내가 본 후기 중 최고는 유도분만 4회 시도 후 제왕절개를 한 경우였다. 그래서 신랑과 논의하기를 2회 유도분만 시도 후 잘 안되면 제왕절개를 하자는 거였다.
(입원당일 몇번의 내진과 1차 유도분만 시도인 질정제를 넣은 후 내 상태 등을 보고 유도분만은 2회나 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본격적인 후기======
입원당일 밤 8시 30분에 질정제를 넣고 생리통처럼 배가 스르륵 밤새 아팠다. 그래서 한숨도 못잤다.
그리고 새벽 5시에 관장을 하고
아침 7시 30분 분만장으로 향했다.
아이들 태동체크를 위해서 태동체크기를 설치하고 나는 하루종일 태동기와 함께 하루종일 허리 아프게 누워있을 마음의 준비를 했다. (이거 진짜 힘들다)
그리고 8시 정각부터 촉진제가 들어갔다.
수축이 느껴지면 누르라며 버튼을 주었지만 난 한번도 수축을 못 느꼈다. 8시 40분정도까지.
신랑이랑 농담도 하고 분만 후 연락망 계획도 세웠다.
시작 50분쯤 되었을때
의사 둘이 왔다가면서
의사 : 수축 못 느꼈어요
나 : 네. 못 느꼈어요.
의사 : 수축이 있긴 있네요. (그리고 자기들끼리) 산모가 느끼는게 중요하지.
그 사이 내진은 벌써 3번 정도 한거 같다.
근데 그때부터였다.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무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그래서 화장실 다녀온 후 본격적인 진통이 시작되었다. 난 5분이 멀다하고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했고.
의사들은 2명 정도가 돌아가면서 내진을 했다. 진통에 의한 고통은 참을 수가 없었다. 무언가 쏟아낼 것은 느낌에 난 계속 화장실을 보내달라고 했고. 중간에 소변줄을 껴서 확인해도 나올게 없었다. 진통이었다.
그러다가 고통이 시작된지 10분이나 지났을까,, 내진을 했는데 자궁이 6cm나 열렸다고 했다. 화장실은 절대 금지!!
그리고 몸을 비틀며 고통스러워 할때쯤 양수가 터졌다. 의사는 오히려 잘 되었다고 한뒤 다시 내진,,
다른 의사가 와서 또 내진,,,
또 다른 의사가 와서 또 내진,,,
그러더니 전종관 교수님이 와서 내진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전교수님의 불호령.
"너네는 이렇게 될 때까지 뭐한거냐!!!!!"
그리고 분만장의 모든 스텝이 내가 누워있는 방에 왔고. 난 그 방에서 애를 낳을 듯 했다. 전교수님은 수술방 빨리 잡으라고 소리를 치셨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는 듯 했지만 누굴 붙잡고 물을 수 없었고 신랑 역시 방 구석에 힘들게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분만장 모든 스텝이 각자 분장된 일을 하며 내게 묻고 확인하면서 숨쉬라고 하고 힘주라고 하고 난리였다. 열댓명쯤 되는 스텝이 동시에 말을 시켰다.
수술장이 잡히고 전교수님이 와서 만약을 대비해서 수술준비를 해두었다고 했다. 자연분만을 하지만 혹시 모를 사태를 위해서 수술준비를 해두었다고.
전신마취를 위해 마취과에서도 내려와있었다.
그리고 힘을 주라고 내게 소리쳤고. 나도 병원이 떠나가듯 소리쳐 힘을 줬다. 그리고 몇번의 반복 속에 뭔가 내 몸을 빠져 나가고 내게 잠시의 평화가 왔다.
그리고 전교수님이 다시 진통이 오면 둘째는 금방 낳는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인지도 모를 시간에 진통이 오고 또 힘을 주고 다시 무언가 내게 빠져나가는 듯하더니 울음소리가 어느쪽에선가 터졌다.
얼마나 급박했는지, 자연분만하면 꼭 거치는 단계인 회음부절개를 하지 않았다는 걸 병실에 와서 알았다. 그냥 아기들이 나오면 생긴 자잘한 열상만 있었다고 한다.
긴급인지 응급인지 알 수 없는 출산이 끝나고 전교수님이 후처치하면서 상황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다.
"의사들이 내진을 하면서 손이 잡힌다고
해서,, 보통 머리에 손을 얹어놓은 아기들이 있어서 그런 경우는 손을 살짝 밀어주고 머리부터 나오면 되거든. 그래서 그런 줄 알았는데,,
내가 와서 만져보니 발이 더라구.
근데 심지어 한 쪽 발. 나머지 한발은 잡히지도 않는거야.
그래도 천만 다행은 탯줄이 같이 나오지 않아서,, 다리에 탯줄이 꼬여서 같이 나오는 경우도 있거든. 이런 경우는 5분 사이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저없이 수술을 해야하지.
근데 엄마의 경우는, 탯줄이 같이 나오지 않아서 자연분만을 시도한거야. 엉덩이 쪽부터 빼면 할 수 있겠다 싶었거든."
이런 경우는 1~2년의 한번도 없다고 했다. 산부인과가 유명하고 워낙 큰 병원이라 어려운 환자가 몰리지만 내 케이스같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이런 케이스 종종 있으면 교수님 단명한다고 하셨다.
그렇다 처음 양수가 터진건 선둥이가 아니라 후둥이었다. 발이 아래쪽에 있던 후둥이의 양수가 터지면서 자연분만을 할 수없는 자세가 된 것이었다.
심지어 후둥이는 한쪽 다리는 자궁 밖으로, 또 한쪽 다리는 자기 얼굴에 붙이고 있어서 선생님이 두다리를 같이 잡아서 꺼낼 수도 없었던 것이다.
무사히 열 달간 후둥이였던 강이가 첫째로, 열 달간 선둥이였던 건이가 둘째로 태어났다.
이 글을 쓰다가 중간에 펑펑 울었다.
네 식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각자 견뎌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