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응급센터에서의 하루
두 아이 중 한 아이가.
평소에 별로 없던 칭얼거림이 시작했다.
그냥 잠투정이 아니라. 두시간정도를 계속 울었다. 걱정되서 동네소아과에 갔다.
진찰결과 이상이 없었다.
집에 온 아이는 끙끙거리며
앓는 소리를 계속냈다.
열을 재보니 오전과 달리 38도가 넘었다.
38.2, 38.4, 38.6,, 점점 오르고 있었다.
동네소아과에 전화하니.
아직 한달도 안된 신생아이니까
큰병원 가보란다,,
그래서 서울대병원의 소아응급센터로 왔다
소아응급센터는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을 위해 상주가능한 보호자는 1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응급센터 진행사항 전광판에 우리 애기 이름이 떴다. 그리고 옆에 '남/0'라고 써 있다. 0세인데,, 0세여서,,,,,
아직 백일도 안된 신생아의 열은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출산 전 들은 애기들 응급상황 대처방법으로 열이 38도일 때는 아이를 벗기고 미온의 물수건으로 닦으며 열을 내린다였다. 하지만 이 방법은 어느 정도 큰 다음의 대처방법이다. 우리 애기처럼 너무나도 어린, 어리디 어린 신생아는 38도면 큰 병원에 와야한다.
아이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열의 원인이 어디인지, 어디까지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내야 했다. 그래서 소변과 혈액검사에서 그치지 않았다. 나도 해본적 없는 척수 검사까지 해야했다.
신생아는 몸에서 일어난 염증이 척수를 타고 올라가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세균성 뇌수막염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등에서 척수를 뽑아 검사를 해야했다.
- 소변검사
- 혈액검사
- X-레이
- 척수검사
다행히 소변과 척수에서는 이상이 없었지만, X-레이와 혈액검사 결과가 좋지 않았다. 신생아 괴사성 장염과 패혈증이 의심되었고 장염일 가능성을 고려하여 금식을 시작했다. 병원에 오기 전 먹은 우유를 마지막으로 아이는 입원한 다음날 오전까지 거의 24시간 금식을 했다. (인터넷검색으로 찾아보니 장염인 경우 2주정도 금식한 케이스도 있었다. 우리 아이보다 더 어린데)
아이는 현재 패혈증으로 항생제를 투여받으며 입원 중이다.
신생아 중환자실도 다녀온 아이는 의료진의 기운을 잘 아는 듯 하다. 의료진이 몸을 만지는 순간부터 자지러진다. 아니, 의료진의 손길이 부드럽지 않으니 온몸의 감각으로 모든걸 느끼는 아이는 의료진을 거부할 수 밖에 없다.
그 때 엄마라고 하는 내가 할 수 있는건
"괜찮아, 괜찮아"와 "다 끝났네"라는 말 뿐이다.
당연히 괜찮지 않다. 어른인 나도 채혈을 하거나 수액의 라인을 잡으면 괜찮지 않다. 근데 이 작은 아이가 어떻게 괜찮겠는가.
그리고 다 끝났다는 내 말과는 달리 검사는 계속된다. 아이는 놀란 가슴 진정시킬만 하면 다시 또 주사바늘을 찌르는 상황에서 "다 끝났네"라는 말은,,,,
채혈 때마다 자지러지게 울던 아이 모습.
척수 뽑을 때 움크리고 등을 내어주던 아이 모습. 너무 지쳐울지도 않던 아이의 모습.
힘 빠진 할아버지마냥 내 품에 안긴 아이 모습.
그 모습들을 지나.
연령이 '26일'이라고 적힌 한 아이는 병실에,
또 한 아이는 친정집에,
우리 식구는 다시 이산가족생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