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에서 전문성 추출하기
대학을 졸업하기 직전에 첫 직장에 들어갔으니 햇수로만 벌써 19년, 중간에 소속되지 않고 일을 한 시간을 빼도 거의 15년 넘게 조직에서 내 일을 해왔다. 하지만 내 일에 대해서 내가 전문가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특히, 아이들을 낳고 복직한 회사를 퇴사한 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해서 많이 움츠러들었다. 지금도 순간순간 그럴 때가 있다.
커리어테크 워크숍을 진행하는 중에 코치님께서 워크북 장표를 추가하셨다.
그것이 바로, '경력에서 전문성 찾기'였다.
◎ 전문성 : 전문적인 성질. 또는 특성.
◎ 전문적인 : 1. 어떤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그 일을 잘하는 것.
2. 어떤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그 일을 잘하는.
전문적이라는 것은 사전적 의미처럼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상당한" + "지식과 경험" + "잘하는"
나에게 이런 것이 있는 것인가?
일에 있어서 전문가인가?라는 질문에 항상 어려움을 느끼고 자신이 없는 것은 기준이 나에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적이다'라는 것은 객관적인 잣대가 있을 것 같지만, 굉장히 주관적인 평가이고 표현이다. 그러니 그냥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움츠러드는 마음을 추스르고 전문성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워크북에 작성 tip도 쓰여 있었다.
A~Z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알고 있는 업무 영역은?
후배를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알고 있는 영역은?
아주 옛날까지 가기는 어려웠고 최근 5년 이내의 업무에서 전문성을 찾기로 했다.
그렇게 5년 이내인데도 3개 회사에서 한 일을 쓸 수 있다니... 행운인 건가...
먼저 내가 각 회사에서 맡았던 직무를 먼저 작성한다. 이건 어렵지 않았다. 이력서를 최근에 업데이트했으니!
(주로 한 업무들을 살펴보면)
- 브랜드 현황 분석 : 광고비 대비 브랜드 인지도 성장 여부 파악, 문제점 도출
- 브랜드 마케팅 캠페인 기획 및 운영. 광고 기획
- 소비자 분석을 통한 아이덴티티 재정립 및 브랜드 관리
- 소비자 설문조사 기획 및 조사, 분석
- 기업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충을 위한 소비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성과 같은 것까지 작성하지 않으니, 대체로 브랜드 마케팅의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진행했다.
그럼 이 중에서 작성 tip에 해당하는 것을 뽑아서 써본다.(워크북에도 작성했지만, 지금 다시 써본다.)
- 브랜드 메시지 작성 : 광고, 홈페이지 등에 활용할 카피라이팅
- 커뮤니케이션 타깃 설정 : 확산 효과를 고려하여
- 콘텐츠 섭외 : 마케팅에 필요한 콘텐츠 저자, 강사 등 섭외
- 교육 프로그램 기획
워크북에 썼던 것보다 심플해졌다.
나는 자료 분석을 통해서 세일즈 타깃과는 다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타깃을 설정하고
그들에게 발신할 메시지 작업을 최근 3, 4년 사이에 많이 해온 것 같다. 종합적으로 마케팅 전략 기획 업무에도 시간을 많이 투여했지만, 가장 효율적으로 업무를 해내는 부분은 메시지 작업이었던 것 같다.
카피라이터도 아닌데 맨날 광고 카피 쓰는 걸 힘들어하면서도 말이다.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내부 매체(홈페이지 등), SNS 등을 찾아주는 고객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부에 그 콘텐츠를 작성할 여력과 전문가가 있다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환경이 많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관련 전문가를 발굴한다. 강점 중에서도 발견하듯 나는 일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걸 무지 좋아한다. 단, 내가 발굴해서 연결해야 한다.
첫 직장에서 했던 일이 상품 기획, 즉, 이러닝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이었다. 목적과 수강생들이 필요로 하는 영역을 찾아서 기획하고 그것을 강사들과 협의해서 만들어내는 일을 해왔다. 그래서인지, 몇 년 전 초등 저학년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재미있었고, 또 같은 프로세스의 업무를 하고 싶기도 했고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작성 tip에 쓰여 있듯이 이 일은 A~Z까지 진행 프로세스가 대강 머릿속으로 그려진다.
얼마 전, 누군가가 나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
"모두 다 일하고 있다고. 그저 남들 눈에 더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의 차이예요"라고
경력 속에서 전문성 찾기는 그러한 작업인 거 같다.
분명히 난 쉬지 않고 일해왔다. 그 업무의 디테일이 동으로 번쩍했다가 서로 번쩍해서 서로가 연결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이더라도, 짧지 않은 시간 달려오면서 내 몸과 머리에 체득된 것이 있다.
아마도 그것을 전문성이라고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