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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일라 Jan 31. 2020

사람, 환대, 사회

 미디어와 나라가 앞다투어 확산하는 맹목적인 혐오현상을 도처에서 발견하는 심란한 요즘. 지인들에게도 숱하게 전해 듣는 중국인을 향한 혐오는 가히 상상을 넘는다. 아시아인 혐오가 유럽에 극성을 부린다는 식의 언론의 보도 또한 심각한 문제다. 중국 정부의 대처에 대한 비판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정체성을 모욕함은 물론 그들의 생활 습관, 역사 등 모든것을 싸잡아 깎아내리기 바쁜 사람들. 이쯤되면 모든 중국인은 존재하지 말았어야 하는 미개한 존재쯤 되는 것 같다는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고 마음이 착잡하다.


 어제 읽은 기사 중 기억에 남는 구절. '한 일을 두고 한 민족, 국가가 국민들을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르지 않다. 모든 인간은 똑같다.' 혐오란 감정은 어디에 붙여도 더욱 확산되기 마련이다. 실질적인 대책과 포용 그리고 환대가 이루어져야 마땅한 것 아닐까?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을 환영한 아산 시민들의 '편히 쉬었다 가세요'를 내건 캠페인은 고통과 절망 속에서 많이 힘드셨죠, 우리 함께 지혜를 모아 이겨내요 라는 뜻을 담고 있다. 진천 시민들도 반대하는 입장을 결국은 철수했다.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빠졌을 때 어떠한 혼란이 일어날지는 뻔하기에 현명한 대처였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뷰에서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이 몇십만명을 돌파하는 현상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객관적으로 WHO(세계보건기구)에서 많은 위기 상황에 견지하는 자세가 하나 있습니다. 어떤 감염병이 유행할지라도 물류의 전달과 사람의 교류를 막는 것은 실익이 없다. 윤리적으로 안 된다고는 못하고 있지만 실익이 없다고 하는 건 뭐냐면, 만약 입국 거절을 하기 시작하면 당연히 밀입국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거짓말을 하거나. 더 문제는 그렇게 해서 (감염자가 국내로) 들어오는데, 경유지를 세척하는 거죠. (비행기를) 갈아타고 와서 여러 단계를 거쳐 버려도, 정보 확인 전에 지나가거나 들어 왔어요. 우리나라 내에서 그 사람이 온 게 걸리면 범죄자 취급을 받잖아요. 그 사람 입장에선 증상이 심해져도 숨어 다녀야 돼요. 그렇게 되면 지역 사회 내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루트를 다 잃어 버리게 돼요."



 시민의식이 중요하지 않은 시국이란 없다. '혐오'감정을 확산하고 ~카더라식의 보도나 공포확산 조장 뉴스를 마구잡이로 내보내는 언론이 과연 검증된 사실(fact)만을 보도하고 시민교란을 잠재우려 노력했는가를 생각해보면 그저 답답할 수 밖에. 국가 또한 그에 따른 대처와 치료 방법을 모색하고, 실제 현장에서 고생하는 의료진들 등 종사자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


그런 이 교수가 <알릴레오>에서 전한 '당장 국민들이 실천해야 할 일'을 요약해 보면 이렇다. 꼭 필요한 사람만 (1339 응급전화에) 전화하고 필요한 사람만 병원에 와 줄 것, 중국과 관계 없는 일상 진료는 일반 의원급에서 소화해 줄 것, 병문안을 위한 병원 방문도 자제해 줄 것. 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우선 중국과 관련 없는 환자의 일상적인 질환의 경우, 종합병원이나 대형병원 방문을 자제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일반적 경증 질환 진료를 의원급에서 해결해 주면 대학 병원이나 종합병원 급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환자를 대응할 때 진을 덜 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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