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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일라 Apr 12. 2020

유럽 사람들은 왜 반려동물과 늘 함께일까?


     파리의 많은 공원은 고양이가 주인이라는 설이 있다. 국가에서 관리하는 공원인 만큼, 그 안에 사는 생명체들 또한 엄격히 관리하는 프랑스. 그만큼 공원을 터전으로 잡고 사는 고양이들은 많지만 길거리 고양이는 왠지 단 한마리도 볼 수 없다. 이유로는 프랑스는 동물 등록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데다가 시내 곳곳에 비치된 배변봉투를 흔하게 볼 수 있는 등 반려동물과의 삶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회기 때문이다. 



     테라스가 있는 식당이나 카페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을 환영하며 반려인의 강아지 산책에는 강제성이 부여되는 등 프랑스인들의 동물 사랑은 공연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괜히 동물에 대한 관대한 인식을 자랑하는게 아니다. 프랑스는 동물을 위한 의료, 보험이 잘 구축되어 있고 아무리 작은 동네 구멍가게에도 개, 고양이를 위한 애견용품을 구비해 놓을 정도니까.



   즉석 음식을 취급하는 마트같은 경우, 강아지 입장을 제한하는 대신 앞에 강아지 목줄을 걸어놓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장보는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를 위한 물그릇도 배치해 놓는 등 모든 생활에 반려동물이 함께 할 수 있는 틈새를 구축한다. 실제 마트 앞을 지나가며 주인이 들어간 입구만을 기다리며 헤헤 웃고있는 개들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기도!



     반려동물법, 하면 사실 가장 먼저 떠올리는 나라는 프랑스 보단 독일이다. 독일 애완동물 관련 전체 시장규모는 2016년 기준 약 41억5000만 유로일 정도라 한다. 펫코노미(pet+economy) 라는 신조어 까지 생겨났을 정도니, 반려동물 관련 시장 또는 산업이 실제 얼마나 큰지는 찾아보지 않아도 알 일이다. 유기견을 안락사 시키지 않고, 세금과 대중교통 이용료까지 내는 등 애완동물을 더 이상 동물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하는 독일. 





     독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려면 자격증을 딸 뿐만 아니라 ‘강아지세’(dog tax)도 내야 한다고 하니, 순간적인 관심만으로는 쉽게 책임질 수 없는 제도가 세분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랑스에서도 사지말고 입양하라는 유기견, 유기묘 등 여러 동물들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센터가 있다. La Société Protectrice des Animaux (SPA) 동물 보호 협회는 1845 년에 만들어진 프랑스 최초의 동물 보호 협회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하여 봉사할 수 있으며 입양 신청을 할 수 있다. 



     SPA에서 동물을 입양하려면 온전히 한 동물을 내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관리, 숙박, 음식, 예방 접종, 살균, 교육 등 동물 관리에 의해 생성된 비용 (대략 20만원 정도) 를 입양비로 내는 등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는 책임있는 입양의 일환으로, 변덕에 의해 또 한번 버려지거나 관리를 소홀할 경우를 최소화 하기 위한 일종의 선언을 하는 것이다. 입양을 하지 않더라도 단체에 기부를 할 수도 있고, 동물을 위해 봉사활동을 신청할 수 도 있다. 이는 버려지고 학대받는 동물들을 향한 연대 운동에 참여하는 의미를 두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이동제한령이 프랑스에 떨어져 단 몇가지 이유로 인한 외출만이 허락된 상황에도 반려동물 산책만은 허용되었다. 하루 1시간, 집 반경 1km 이내의 운동 목적, 자택근무가 불가피한 출,퇴근, 병원 방문 진료, 가족과 관련된 긴급 사유 중 단연코 눈에 띄는 부분이다. 반려동물의 산책을 삶을 영위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항목과 나란히  놓을 정도니, 프랑스가 얼마나 이를 중요하게 생각함을 알 수 있다.




     반려동물을 온전한 주체로 인식하고 동행문화를 지양하는 제도는 부러우나, 사실 반려동물을 기르는데 요구되는 큰 책임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어떤 동물도 버려지거나 아프지않고, 함께 아름다운 동행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모두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반려동물 문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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